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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행진 / 저널리스트
경제기자를 업으로 삼다 친절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경제전파사를 만들었습니다. 일상에서 경제를 찾아 따끈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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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불편해도 돈을 쓰는 이유는?

이원종
2021-08-12

지난번 펠트커피를 다뤘을 때는 가게 주인, 혹은 창업을 앞둔 사람의 심정이었습니다. 이번엔 반대가 궁금했습니다. 소비자들은 불편한데 왜 가는 걸까? 오로지 맛을 위해 복잡한 길을 지나, 편하지 않은 의자에 앉아 커피를 즐기는 걸까? 커피맛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일단 펠트커피는 그걸 충족시켰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소비자는 나름대로 '의미부여'가 됐을 때 돈을 쓴다고 생각합니다.

  펠트커피 매장 안 / 사진 : 경제전파사

의미부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자신입니다. 자신 이외 사람은 크게 중요하지 않아 보입니다. 어떤 물건을 샀을 때, 가족이 공감했던 경우도 드물었습니다.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과 그걸 이해하는 사람이 동일하다는 점에선 '자기만족'으로 대체할 수도 있겠습니다. 더운 여름, 그 곳까지 찾아가는 이유를 굳이 설명할 필요도, 알려줄 필요도 없습니다. 그 무엇보다 내게 큰 만족을 준다면, 편하지 않아도 됩니다. 돈을 쓰는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맛 그리고 의미부여(혹은 자기만족) 이미 이것만으로도 돈을 쓰는 이유는 충분합니다. 하지만 그 의미를 보여줄 수 있는 대상이 생긴다면? 갈 이유는 더욱 강력해집니다. (단, 아직은 의미를 전달 받은 사람이 공감여부를 판단하기 전입니다.) 옆 사람에게 '거기 가 봤어?' 라는 말에 내포된, '거기 (내가 가 봤는데 힙한 그 곳) 가 봤어?', 혹은 '거기 (트렌드를 모르는 니가 절대 알 리 없는 그 곳) 가 봤어?' 라는 의미를 보여줄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 저를 데리고 간 지인의 첫 마디는 "펠트커피, 알아요?"였습니다. 문득 내포된 의미가 궁금해졌습니다.

  갑자기 궁금해졌어, 이제 열어보지 않을래? 네 마음?


만약 의미를 전달받은 사람이 공감이라도 한다면, 불편하다는 생각은 이미 사라졌을 겁니다. 지인이 "펠트커피, 가 볼래요?"라고 물었을 때, 전 "그래"라고 답했습니다. 지인은 기분이 좋았을 겁니다. 이런 공감을 하는 사람이 많다면 당연히 좋겠지만, 사실 그 크기나 숫자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의미를 주고 싶은 사람에겐 '과시욕'과 '좋은 것의 나눔'이라는 마음이 공존할 수 있습니다. 두 마음의 크기를 정확하게 나눌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후자의 마음이 많을수록 공감의 숫자나 크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설사 한 사람 뿐이라도 마음은 뿌듯합니다.

그렇다면, 의미 전달이 SNS를 만난다면? 음식도 즐기지만 식당의 분위기를 전하기 위해, 제품도 좋지만 그 제품이 전시된 곳과 가는 여정을 SNS에 알리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어릴 적(SNS가 없던 시기) 부모님 손을 잡고 간 맛집은 오래 기다려야 1시간 남짓이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방송 전파를 타고, SNS로 퍼진 돈가스 맛집은 서울에서 제주도로 가게를 옮겼지만 텐트까지 쳐 하루를 꼬박 기다리는 일도 생겼습니다. 불편해도 돈을 쓰는 이유입니다.

  공감해 준다면 어디든 갈 수 있어요, 놀랍게도 그렇습니다.

"인간은 불확실한 조건에서 판단을 내릴 때, 합리적 논리보다는 '가장 그럴 듯 하게' 여겨지는 결정을 한다."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가 발표한 '휴리스틱스 이론'(heuristics and bias)의 내용입니다. 저들이 말한 '가장 그럴 듯 하게'에 대해, '의미부여'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최근엔 맛집 찾아다니는 걸 좋아하게 됐고, 멀어서 가기 힘들더라도, 찾아서 가게 됐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함께 하자고 했을 때, 그 사람이 공감을 한다면 불편해도 돈을 쓰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어떤가요?



달빛행진 / 경제전파사 종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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