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자가 주목한 보고서



저자 소개
얼음공주 / 경제 전문기자
증권회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현재는 경제일간지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밥벌이 기자로, 밥벌이가 그렇듯 소모적 글쓰기를 합니다. '경제기자가 주목하는 보고서'를 주제로 글을 실어보겠습니다. '경제기자들은 왜 이 보고서를 주목하고 보도했을까'가 주제입니다. 즉 굳이 왜 이 주제가 부각됐는지, 루틴한 글쓰기에 사라진 맥락은 무엇이었는지, 나아가 이 보고서는 믿을 만한지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독자들에 무심했던 글쓰기를 했던 것의 고해성사인 셈입니다. 
필명은 제 성격이 까칠하다며 취재원들이 붙여준 별명입니다. 기자에게는 나쁘지 않은 별명같아 필명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어려운 경제뉴스에 지친 분
- 어떤 경제지표를 봐야할 지 궁금한 분
- 한국은행과 경제정책에 관심있는 분

키워드
경제지표물가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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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공주 / 경제 전문기자
증권회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현재는 경제일간지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밥벌이 기자로, 밥벌이가 그렇듯 소모적 글쓰기를 합니다. '경제기자가 주목하는 보고서'를 주제로 글을 실어보겠습니다. '경제기자들은 왜 이 보고서를 주목하고 보도했을까'가 주제입니다. 즉 굳이 왜 이 주제가 부각됐는지, 루틴한 글쓰기에 사라진 맥락은 무엇이었는지, 나아가 이 보고서는 믿을 만한지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독자들에 무심했던 글쓰기를 했던 것의 고해성사인 셈입니다. 
필명은 제 성격이 까칠하다며 취재원들이 붙여준 별명입니다. 기자에게는 나쁘지 않은 별명같아 필명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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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가 '돈'인 시대…유럽 선제공격에 우리 산업 타격은?

- 핏 포 55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은?
- 우리나라 추가 비용 1조 2천억 예상
- 철강업계, 업체별로 영향 나뉠 듯
- 자동차·항공업계, 단기적 타격 피할 수 없을 것


EU집행위원회가 'Fit for 55 (이하 핏 포 55)'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2030년까지 유럽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에 비해 55% 감축하는 것을 목표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우리나라 산업은 아직 탄소배출 의존도가 높습니다. 게다가 유럽으로의 수출 규모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3번째로 많습니다. 올해 상반기는 지난해에 비해 44.5%가 늘어 314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역대 상반기 최대실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지구인이니 당연히 나서야 하지만, 우리나라 상황을 생각하면 마음이 복잡한 게 핏 포 55입니다.

경쟁을 할 때 세력이 약하거나 명분이 없으면 셈이 복잡합니다. 월드컵에서 독일이나 브라질은 16강에 오르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일이 적습니다. 탄소 문제를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무역과 관련해 힘이 약하고 선의라는 측면에서도 명분이 약합니다.

이미 30년 가까이 탄소 문제를 염두에 뒀던 유럽과 선진국은 자유무역 체제에도 기후변화대응이라는 큰 명분을 갖고 있습니다. 힘은 진즉에 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셈을 복잡하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핏 포 55는 결국 수입품의 탄소에 가격을 붙이겠다는 뜻입니다. 탄소가 돈인 시대입니다. 유럽이 이른바 '선빵'을 날렸습니다. 우리나라 산업별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짚어봐야 하는 시기가 됐습니다.

핏 포 55 발표 내용 중 주요 화두는 단연 탄소국경조정세입니다. 유럽연합(EU)으로 수입되는 제품 중 역내 제품보다 탄소배출이 많은 제품에 대해 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인증서를 추가로 구매하게 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앞으로 EU에 수출하려면 CBAM 매입자로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하고, 수출량에 따라 디지털 인증서를 매입하는 식으로 관세를 납부하게 됩니다. 즉, 유럽에서 생산되는 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이 많으면 비용을 추가적으로 지불해야 되는겁니다. 제품가격에 전가시키거나, 기업이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거나 하겠지요.

이때 가격은 EU 배출권(EUA) 가격에 연동됩니다. 생산지에서 배출량에 대한 비용을 지불했을 경우 제출해야 하는 인증서를 줄일 수 있지만, 가격차가 반영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는 보고 의무만 부여하고,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됩니다.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상당 부분 업종, 단기 타격 불가피

우선 우리나라는 EU 입장에서 역외 평균 수입액(2014~2018년)의 2.5%를 차지하는 8위권의 교역국입니다. 한국은 현행 수출품목 유지시 10억 6000만 달러(한화 약 1조 2084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천사의 탈을 쓴 무역장벽'이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EU가 수입에 내재된 이산화탄소 1톤 당 30유로(36달러)를 과세했을 경우를 가정, 우리나라는 1.9%의 관세율을 적용받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분야별로 보면 단순 수입규모보다 수입에 내재된 배출 집약도가 높은 금속 등의 분야에서 관세율 추정치가 높습니다. 금속의 관세율 추정치는 2.7%입니다. 이어 화학 및 비금속(1.3%), 기계 및 장비류(0.8%) 등의 순입니다. 즉, 철강과 알루미늄 수출 등에 타격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시멘트, 비료, 철강, 알루미늄, 전력을 EU에 수출하는 기업은 배출권을 매입할 의무가 발생하지만 철강을 제외하면 시행 초기에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해당 품목들의 EU행 수출 비중이 적고, 탄소 비용을 어느 정도 국내에서 이미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감면받을 경로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CBAM 적용대상 품목별 수출 비중을 보면 시멘트의 경우 글로벌 수출 물량 가운데 EU 비중이 0.1%에 불과합니다. 시멘트 업계 타격은 단기적으로는 거의 미미하다고 볼 수 있는 셈입니다. 비료 역시 0.7%로 낮습니다. 그러나 철강, 알루미늄은 9%, 6.7%로 적지 않습니다.


철강업계, 상위 수출기업은 감내할 수 있겠지만...

다행히 EU향 철강 상위 수출기업은 포스코가 140만 톤, 현대제철이 60만 톤으로, 2020년 기준 전체 221만 톤  물량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탄소배출 감량을 위한 투자를 진행중인 국내 상위 기업들입니다. 단기적으로도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는 분석입니다.

비용을 추정해보죠. 현재 EU 배출권거래제(ETS)에서 탄소배출권은 톤당 50유로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철강 1톤을 생산하는 데 이산화탄소가 1.9톤 배출되는 점을 대략적으로 적용하면 포스코는 1790억 원, 현대제철은 770억 원의 탄소세가 발생할 것으로 계산됩니다.

이때 유럽 철강사들에 부여된 무상할당 비중만큼 탄소비용이 공제됩니다. (단, 2026년부터 유럽철강사 무상할당 비중 공제 비율이 현재 100%에서 점진적으로 낮아질 예정) 또 우리나라 ETS를 유럽이 인정해 한국 ETS 가격만큼 공제될 가능성도 변수에 넣으면 그 부담은 더 낮아집니다. 포스코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2조 2000억 원임을 감안하면 이런 비용은 단기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라 평가됩니다.



김미송 케이프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보면 환경 설비 투자가 가능한 상위 기업들이 살아남고, 과점화하지 못한 중국의 철강산업의 재편으로 경쟁압력이 낮아질 것이란 긍정적 효과까지도 기대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백재승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ETS(배출권)가 인정되면 한국 철강사들이 오히려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핏 포 55 탄소국경세가 우려만큼 부정적이지 않다는 의견들이 대부분이네요. 오히려 유럽 철강수요 기업들이 높아진 가격으로 더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자동차, 주력상품 전환이 관건…항공업계, 타격 불가피

그렇다면 핏 포 55의 또 다른 큰 화두인 내연기관차 시장은 어떨까요. 핏 포 55는 2035년 EU에서의 가솔린, 디젤 등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 중단을 목표로 합니다. 이대로 한국이 수출을 중단하면 연간 28조 8000억 원의 손실과 17만 5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대신 전기차와 수소차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고, 수혜 업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항공 및 해상 운송기업에 미칠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향후 해상 운임 추가 상승과 항공기 운항 축소 전망이 나오는데요, 우선 해운업이 2023~2025년까지 점진적으로 탄소배출 거래제를 확대 적용합니다. 항공업계는 온실가스 무료할당이 단계적으로 폐지, 2036년에 종료됩니다. 친환경 연료 사용 의무도 생겼습니다. 항공료 인상과 함께 저비용 항공사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많네요.

앞으로는 탄소를 줄이는 소비, 탄소배출기업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돈을 버는 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얼음공주 / 경제일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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