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자가 주목한 보고서



저자 소개
얼음공주 / 경제 전문기자
증권회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현재는 경제일간지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밥벌이 기자로, 밥벌이가 그렇듯 소모적 글쓰기를 합니다. '경제기자가 주목하는 보고서'를 주제로 글을 실어보겠습니다. '경제기자들은 왜 이 보고서를 주목하고 보도했을까'가 주제입니다. 즉 굳이 왜 이 주제가 부각됐는지, 루틴한 글쓰기에 사라진 맥락은 무엇이었는지, 나아가 이 보고서는 믿을 만한지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독자들에 무심했던 글쓰기를 했던 것의 고해성사인 셈입니다. 
필명은 제 성격이 까칠하다며 취재원들이 붙여준 별명입니다. 기자에게는 나쁘지 않은 별명같아 필명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어려운 경제뉴스에 지친 분
- 어떤 경제지표를 봐야할 지 궁금한 분
- 한국은행과 경제정책에 관심있는 분

키워드
경제지표물가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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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공주 / 경제 전문기자
증권회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현재는 경제일간지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밥벌이 기자로, 밥벌이가 그렇듯 소모적 글쓰기를 합니다. '경제기자가 주목하는 보고서'를 주제로 글을 실어보겠습니다. '경제기자들은 왜 이 보고서를 주목하고 보도했을까'가 주제입니다. 즉 굳이 왜 이 주제가 부각됐는지, 루틴한 글쓰기에 사라진 맥락은 무엇이었는지, 나아가 이 보고서는 믿을 만한지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독자들에 무심했던 글쓰기를 했던 것의 고해성사인 셈입니다. 
필명은 제 성격이 까칠하다며 취재원들이 붙여준 별명입니다. 기자에게는 나쁘지 않은 별명같아 필명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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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통위 의사록이 말해주는 것들

-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 이해해야 경제고수

- 우리 경제의 주요 리스크 한눈에 

- 5월 금통위에선 무슨 일이

- 연내 금리 기정사실화하는 시장 ‘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의사록(이하 한은 금통위 의사록)은 보통 정례회의 이후 3주 정도 후에 공개하는데, 마음을 다잡고 읽어야 할 만큼 많은 분량입니다. 빼곡하게 40페이지가 넘어요. 전문적인 경제용어들도 불친절하게 난무하고요.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나 쟁점을 이해하는 게 보통 어려운 게 아닙니다.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 사진 : 한국은행

나름 단련된 한국은행 출입기자들도 이런 이유로 의사록 기사는 잘 다루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한은 금통위 의사록은 위원들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읽어 내려가는 게 지루하기 그지 없습니다. ‘어떤 한 의원, 또 다른 의원’이 주어에요. 주인공도 조연도 없고, 출연자가 누군지 구분도 안되는 40페이지 분량의 글을 읽기란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니죠.

한은 금통위 의사록은 실명이 공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달리 의도적으로 구분할 수 없게 했습니다. 18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FOMC와 비교하면 금통위는 7인으로 구성됩니다. 사실상 한 몸인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하면 5인의 위원 중 한 두 명에 따라 통화정책방향이 바뀌니 책임이 FOMC 위원들보다 훨씬 크죠. 그러다 보니 위원들의 의견개진에 부담을 덜어 주는 차원에서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 겁니다.

그럼에도 실명으로 쓰인 의사록 기사들을 더러 볼 수 있을 겁니다. 출입기자들이 추정해서 쓴 거죠. 한 금통위원에 물어보니 “가끔 틀릴 때도 있지만 대개는 맞다”며 “굳이 비공개로 했는데 실명을 거론하니 곤란할 때도 있다”고 귀띔해줍니다.

어떤 위원이 통화정책결정에 있어 어떤 경제요인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지는 앞으로 통화정책방향을 예측하는 도구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자들은 비공개 의사록임에도 가급적 실명을 거론하고 싶어하죠.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바뀌었는데 기자들의 취재환경도 크게 달라졌어요. 코로나19 이전엔 각 위원들이 번갈아 경제현안에 대해 언론 간담회를 했습니다. 한은 총재를 제외하고 공개석상에 각 위원들의 성향이 드러나는 통로로 유일했습니다. 이때 드러난 위원들의 성향에서 언론은 ‘매’인지 ‘비둘기’인지 ‘원앙’인지를 구분해 꼬리표를 붙여요. 매파는 금리인상을 선호하고, 비둘기는 인하를, 원앙은 상대적으로 모호해 중립적인 위원들에게 붙입니다.

설상가상 지난해 한은 금통위원 4명이 모두 바뀝니다. 기자들은 바뀐 위원들의 성향을 구분해 낼 방도가 없어진 거죠. 위원의 성향이 구분되지 않으니, 각 금통위원들이 어떤 표를 던질지 예측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뭐 당장 코로나19 시국에서는 금리 향방을 예측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긴 해요. 금리인상 시기가 더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죠. 그동안 한은 금통위 의사록이 과거보다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눈을 번쩍 띄게 만든 5월 한은 금통위 의사록


그런데 최근 공개된 5월 27일 의사록은 분위기가 확 변했더군요. 금리인상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발언이 점차 강화되고, 통화정책을 둘러싼 논의는 깊이있게 진행됐습니다. 마감을 끝내고 지친 시간(오후 4시 공개)임에도 기자들의 눈을 번쩍 띄게 만든 발언들이 상당했습니다. 후속 분석 보도도 많이 됐고요.


매파위원의 수는 당초 1~2명으로 예상됐지만 이 총재를 제외한 4명이 매파로 늘었네요. 슬슬 준비하라는 신호를 주고 있는 겁니다. 시장이 연내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한 이유죠.

의사록을 조금 보죠. 한 금통위원은 “현재의 완화적 금융여건이 지속될 경우, 단기적인 경기부양 효과보다 부채 증가로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금통위원도 “완화적인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를 정상화해 나가는 과정이 지나치게 미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했고요. 이 발언들은 그저 원론적으로 치부해선 안됩니다. 시장에 숨통이 이제 어느 정도 트인 것 같으니 우리도 이제 할 말은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현 경제상황을 진단하고 있단 걸 뜻하기 때문이죠.

내년 2월 만료되는 이 총재의 임기와 금통위 의사록 등을 고려해 채권시장에서는 내년 초반까지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더군요. 주로 채권 애널리스트들이죠. 여튼 기준금리가 현행 0.50%에서 1.0%까지 오른다면 코로나19 직전(1.25%)에 근접하게 됩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일년 앞당긴 2023년 0.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을 점도표에서 예고했어요. 그런데 연준에 앞서 한은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완화적 금융여건으로 위험성향을 키워왔던 시장은 금리상승에 따른 단기 충격을 맞을 수 있어 보입니다.


실제 의사록 공개 이후 국고채 5년물 이하 단기 금리가 모두 튀었어요. 특히 기준 금리 인상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1년물, 2년물 금리는 각각 전일 대비 0.035%포인트, 0.036%포인트 오른 연 0.849%, 1.175%까지 급등해 각각 작년 5월, 2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금리인상분을 벌써 반영하고 있네요.

시간이 된다면 아니 시간을 들여 5월 금통위 의사록은 일독해 보셔요. 우리나라 최고의 경제현인 7인이 고심을 거듭한 경제 현안이 모두 들어있습니다. 이토록 심층적으로 현 거시경제를 고민한 결과물은 그 어디서도 찾기 어렵습니다. 현인들이 바라보는 우리 경제의 주요 리스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읽어낸다면 경제고수에 한 발 다가서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얼음공주 / 경제일간지 기자

증권회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현재는 경제일간지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밥벌이 기자로, 밥벌이가 그렇듯 소모적 글쓰기를 합니다. '경제기자가 주목하는 보고서'를 주제로 글을 실어보겠습니다. '경제기자들은 왜 이 보고서를 주목하고 보도했을까'가 주제입니다. 즉 굳이 왜 이 주제가 부각됐는지, 루틴한 글쓰기에 사라진 맥락은 무엇이었는지, 나아가 이 보고서는 믿을 만한지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독자들에 무심했던 글쓰기를 했던 것의 고해성사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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