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안에 자산 매입규모를 줄이겠다는 신호를 보냈어요.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뉴욕 증권시장이 크게 휘청였어요. 연준이 열었다는 FOMC 회의가 뭐길래, 글로벌 주식시장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FOMC가 뭐길래
FOMC는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약자에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산하에서 공개시장 조작에 관한 정책을 담당하는 위원회인데요. 말이 어렵죠. 쉽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럼 그냥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라고 하면 되지, 왜 FOMC란 다른 이름이 붙은 거야? 이사회에 속해 있다고 해서 모두가 FOMC 위원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이사 7명과 뉴욕 연방은행 총재, 그리고 뉴욕을 제외한 지역별 연방은행 총재 11명00 중 4명이 1년씩 교대로 위원이 된답니다.
FOMC 회의에서는 경제 흐름과 전망을 검토하며 통화 공급량, 금리 운영 같은 통화정책이 결정돼요.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는 일이죠. 회의 결과는 FOMC 회의가 종료되자 마자 공개되는데요. 회의에서 위원들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자세한 내용이 기록된 의사록(회의록)은 회의 종료 한 달 후에 공개돼요.
주식시장은 중앙은행이 시중에 돈을 얼마나 푸는지, 금리를 어떻게 결정하는지에 민감하기 때문에 FOMC 회의 결과와 의사록에 빠르게 반응하죠.

미국 연방준비제도(The Federal Reserve System) 구성과 흐름 @Fed
7월 FOMC 의사록, 시장을 흔들다
시장이 FOMC 의사록에 반응하는 것을 우리는 며칠 전 목격했죠. 7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된 미 현지시간 18일 뉴욕 증권시장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는데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었을까요? 주식시장이 반기지 않는 ‘테이퍼링’ 실시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테이퍼링이란 양적완화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가는 것으로, 일종의 출구전략이에요. 그동안 코로나19로 경제가 힘들었기 때문에 미 연준은 국채와 기관 등의 채권을 매입하며 시장에 자금을 풀었는데요. 테이퍼링을 실시한다는 것은 그동안 매입해오던 채권 규모를 줄여 나간다는 것이죠. 즉, ‘시장에 돈을 덜 푼다’, ‘유동성을 줄인다’는 의미와 같아요.
물론 경기가 정상궤도에 오르면서 미 연준이 출구전략을 고민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하지만 그 ‘시점’이 중요한데요. 테이퍼링이 시장 예상보다 조기에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졌어요. 시장이 휘청였던 이유죠.
7월 FOMC 의사록을 보면 올해 안에 테이퍼링을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위원이 많았어요. 보스턴 연은 총재는 9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고, 내년 중순에 테이퍼링을 완료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내년 1분기에 테이퍼링이 완료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어요.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불확실성도 있기 때문에 내년 초까지 기다려 봐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한 위원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7월 FOMC 회의 이후로 올해 안에 테이퍼링을 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기는 했어요.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경제 정상화 과정에 큰 변수는 없을 거란 근거도 한 몫 했죠. 그렇기 때문에 시장이 결정권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이번 의사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온라인으로 진행된 7월 FOMC 기자 간담회 @Federalreserve Flickr
이제 시선은 8월 잭슨홀 미팅으로
잭슨홀 미팅(Jackson Hole Symposium)이란 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매년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전문가를 미 와이오밍주 해발 2100m 고지대의 휴양지인 잭슨홀에 초청해 개최하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이에요.
잭슨홀 미팅에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죠. 게다가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도 참석하니 세계 경제흐름을 읽어볼 수도 있죠. (이번에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올해 잭슨홀 미팅은 8월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에 걸쳐 진행되는데요. 테이퍼링에 대해 어떤 시그널이 나오는지 꼭 주목해 보셔야 해요. 그러면 9월 FOMC 회의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지 조금이나마 예측해볼 수 있을 거에요.
미국 중앙은행 이끄는 연준의장 바뀔까?
기업은 기업을 이끄는 수장의 성향에 따라 움직일 때가 있죠. 기업 회장이 적극적인 성향이면 투자도, 인수·합병(M&A)도 공격적으로 할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요. 미 연준도 마찬가지에요. 미국 중앙은행의 수장인 연준의장이 누구냐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도 영향을 받을 텐데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이기는 했지만) 대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주도했던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 아시나요?
파월 의장은 내년 2월을 기점으로 4년 임기를 마치게 되는데요.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파월 의장 연임에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파월 의장의 금융권 규제 완화에 불만을 품은 것이죠. 파월 의장이 연임에 실패할 경우 가장 유력한 차기 후보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인데요. 브레이너드 이사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한편 금융권 규제에도 조금 더 강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돼요.

왼쪽 첫번째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Federalreserve Flickr
반면 까다로운 경제 문제가 산적한 상황을 고려하면 파월 의장의 연임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는 의견도 많아요. 2017년 파월 의장의 인준에 찬성했던 의원들 대다수가 아직 현역이라는 점에서 파월 의장의 연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어요.
한편, 바이든 정부는 내년 초에 최대 4명의 연준 이사를 새로 지명할 예정이에요. 내년 새로 지명되는 연준 이사가 누구인지, FOMC 회의에서 투표권이 주어지는 연은 총재가 누구인지에 따라 정책 방향을 예상해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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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인 외신전문 캐스터 @경제전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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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안에 자산 매입규모를 줄이겠다는 신호를 보냈어요.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뉴욕 증권시장이 크게 휘청였어요. 연준이 열었다는 FOMC 회의가 뭐길래, 글로벌 주식시장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FOMC가 뭐길래
FOMC는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약자에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산하에서 공개시장 조작에 관한 정책을 담당하는 위원회인데요. 말이 어렵죠. 쉽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럼 그냥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라고 하면 되지, 왜 FOMC란 다른 이름이 붙은 거야? 이사회에 속해 있다고 해서 모두가 FOMC 위원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이사 7명과 뉴욕 연방은행 총재, 그리고 뉴욕을 제외한 지역별 연방은행 총재 11명00 중 4명이 1년씩 교대로 위원이 된답니다.
FOMC 회의에서는 경제 흐름과 전망을 검토하며 통화 공급량, 금리 운영 같은 통화정책이 결정돼요.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는 일이죠. 회의 결과는 FOMC 회의가 종료되자 마자 공개되는데요. 회의에서 위원들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자세한 내용이 기록된 의사록(회의록)은 회의 종료 한 달 후에 공개돼요.
주식시장은 중앙은행이 시중에 돈을 얼마나 푸는지, 금리를 어떻게 결정하는지에 민감하기 때문에 FOMC 회의 결과와 의사록에 빠르게 반응하죠.
미국 연방준비제도(The Federal Reserve System) 구성과 흐름 @Fed
7월 FOMC 의사록, 시장을 흔들다
시장이 FOMC 의사록에 반응하는 것을 우리는 며칠 전 목격했죠. 7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된 미 현지시간 18일 뉴욕 증권시장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는데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었을까요? 주식시장이 반기지 않는 ‘테이퍼링’ 실시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테이퍼링이란 양적완화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가는 것으로, 일종의 출구전략이에요. 그동안 코로나19로 경제가 힘들었기 때문에 미 연준은 국채와 기관 등의 채권을 매입하며 시장에 자금을 풀었는데요. 테이퍼링을 실시한다는 것은 그동안 매입해오던 채권 규모를 줄여 나간다는 것이죠. 즉, ‘시장에 돈을 덜 푼다’, ‘유동성을 줄인다’는 의미와 같아요.
물론 경기가 정상궤도에 오르면서 미 연준이 출구전략을 고민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하지만 그 ‘시점’이 중요한데요. 테이퍼링이 시장 예상보다 조기에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졌어요. 시장이 휘청였던 이유죠.
7월 FOMC 의사록을 보면 올해 안에 테이퍼링을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위원이 많았어요. 보스턴 연은 총재는 9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고, 내년 중순에 테이퍼링을 완료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내년 1분기에 테이퍼링이 완료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어요.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불확실성도 있기 때문에 내년 초까지 기다려 봐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한 위원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7월 FOMC 회의 이후로 올해 안에 테이퍼링을 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기는 했어요.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경제 정상화 과정에 큰 변수는 없을 거란 근거도 한 몫 했죠. 그렇기 때문에 시장이 결정권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이번 의사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온라인으로 진행된 7월 FOMC 기자 간담회 @Federalreserve Flickr
이제 시선은 8월 잭슨홀 미팅으로
잭슨홀 미팅(Jackson Hole Symposium)이란 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매년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전문가를 미 와이오밍주 해발 2100m 고지대의 휴양지인 잭슨홀에 초청해 개최하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이에요.
잭슨홀 미팅에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죠. 게다가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도 참석하니 세계 경제흐름을 읽어볼 수도 있죠. (이번에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올해 잭슨홀 미팅은 8월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에 걸쳐 진행되는데요. 테이퍼링에 대해 어떤 시그널이 나오는지 꼭 주목해 보셔야 해요. 그러면 9월 FOMC 회의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지 조금이나마 예측해볼 수 있을 거에요.
미국 중앙은행 이끄는 연준의장 바뀔까?
기업은 기업을 이끄는 수장의 성향에 따라 움직일 때가 있죠. 기업 회장이 적극적인 성향이면 투자도, 인수·합병(M&A)도 공격적으로 할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요. 미 연준도 마찬가지에요. 미국 중앙은행의 수장인 연준의장이 누구냐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도 영향을 받을 텐데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이기는 했지만) 대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주도했던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 아시나요?
파월 의장은 내년 2월을 기점으로 4년 임기를 마치게 되는데요.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파월 의장 연임에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파월 의장의 금융권 규제 완화에 불만을 품은 것이죠. 파월 의장이 연임에 실패할 경우 가장 유력한 차기 후보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인데요. 브레이너드 이사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한편 금융권 규제에도 조금 더 강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돼요.
왼쪽 첫번째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Federalreserve Flickr
반면 까다로운 경제 문제가 산적한 상황을 고려하면 파월 의장의 연임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는 의견도 많아요. 2017년 파월 의장의 인준에 찬성했던 의원들 대다수가 아직 현역이라는 점에서 파월 의장의 연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어요.
한편, 바이든 정부는 내년 초에 최대 4명의 연준 이사를 새로 지명할 예정이에요. 내년 새로 지명되는 연준 이사가 누구인지, FOMC 회의에서 투표권이 주어지는 연은 총재가 누구인지에 따라 정책 방향을 예상해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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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인 외신전문 캐스터 @경제전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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