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 결제' 판결이 애플에 호재인 이유

2021-09-14

미국 연방법원이 ‘애플의 인앱 결제(In-app Purchase) 강제는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리자 애플 주가가 하락했어요. 미 현지시각 10일 하루 전보다 3.31%나 떨어졌죠. 이번 판결이 '악재'라는 개인 투자자들의 울음소리도 들렸는데요. 판결문을 자세히 뜯어보면 오히려 애플에 호재라는 주장도 있어요. 왜일까요?

애플의 인앱 결제란?

인앱 결제란 구글이나 애플이 자체 개발한 내부결제 시스템을 말해요. 애플 앱 스토어, 구글 플레이에 입점한 기업에게 반드시 자신들이 만든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게 하는 것인데요. 인앱 결제 수수료가 15~30%이기 때문에 입점한 기업들에겐 부담이 컸고, 그만큼 불만이 쌓였죠.

이런 불만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곳이 바로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 게임즈에요. 작년에 에픽게임즈는 애플의 인앱 결제를 거부하고, 게임 내 자체 결제를 강행했는데요. 화가 난 애플은 에픽게임즈가 앱 스토어 정책을 위반했다며 포트나이트를 앱 스토어에서 퇴출시켰고, 에픽게임즈가 작년 8월에 이에 대해 소송을 걸었어요.

타격은 있지만 심각하진 않다

애플이 인앱 결제를 강요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미국 연방법원 판결로 앱 개발사에는 외부 결제시스템을 쓸 수 있는 길이 열렸어요. 애플 입장에서 보면 인앱 결제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돈이 줄어들 수 있죠. 매출이 줄면? 당연히 주가에도 좋을 리 없겠죠.

이번 판결에 조금 의아하신 분도 있죠? “애플이 ‘리더 앱’에 대해서는 외부 결제를 허용했잖아? 크게 달라질 게 있나?” 하고 말이죠. 맞아요. 얼마 전, 애플이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를 비롯해 신문, 잡지 앱들에 한해 외부 결제를 허용하겠다고 밝혔죠. 그런데 넷플릭스는 iOS앱을 재생 용도로만 사용하는 등 구독 모델을 가진 앱은 대부분 외부 결제를 이용해왔어요. 애플 앱 스토어 매출의 약 75%를 차지하는 게임 앱은 이런 조치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애플 매출에 큰 영향이 없었죠.

물론 이번 판결이 애플의 미래 매출에 영향을 줄 거에요. 리더 앱은 물론 게임 앱까지, 모든 앱에 대한 외부 결제가 허용되면 상황은 달라질테니까요. 12월부터 가능해질텐데, 애플 매출에서 수십 억 달러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아요. 다만 애플 매출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이 정도 타격은 타격도 아니란 의견이 대부분이에요.

모건스탠리의 케이트 후버티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따져 봐도 2022회계연도의 주당순이익이 1~2% 감소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어요. 루프벤처 진 먼스터도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2% 정도, 에버코어ISI의 전략가는 애플의 주당 순이익에서 2~4%가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어요.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애플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3~4%일 것이라고 전망했고요. 전문가들 대다수가 애플의 전체 매출 중 1~4%가 이번 판결의 영향권 안에 들 것이라고 분석했죠. 사실 인앱 결제가 편리한 만큼, 외부 결제보다 더 많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있어서 실제 매출에 어느 정도 타격을 줄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이번 판결이 호재로 해석된 이유 “독점은 아니야”

매출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바로 독점에 관한 부분이죠. 이번 판결을 두고 호재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은 “독점은 아니야”, “성공을 불법으로 간주해서는 안돼”라는 내용에 주목하고 있어요.

사실 많은 투자자들은 미 법원이 애플의 앱 스토어를 독점으로 규정하지 않을까 우려했어요. 그렇게 되면 반독점법에 걸리기 때문에 애플이 앱 스토어를 매각하거나 분할해야 했죠. 미국에서 반독점법에 걸리면 타격이 어마어마하게 커요. 회사 명운이 좌우될 정도인데요. 지난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 반독점법 규제에 걸리면서 검색 시장에서 완전히 밀려났고, 그 자리는 구글이 차지했죠. 반독점법 규제가 기업 입장에선 이렇게 무섭답니다.

그런데 애플은 이번 판결에서 반독점과 관련된 항목 대부분을 이겼어요. 10개 판결 중 9개 항목에서 애플이 승소했죠. 애플이 무시무시한 반독점법 규제 걱정을 완전히 떨쳐버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거예요. 투자매력이요? 당연히 높아졌겠죠?

애플의 전망은?

판결문이 나온 뒤 애플의 목표주가를 바꾼 주요 투자은행은 없어요. 월가에서도 ‘단기적으로는 애플 주가에 변동성이 있겠지만,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라는 시각이 강한 것 같죠. 오히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 현지시각 14일 공개되는 아이폰13의 매출에 단기 주가 전망이 달려있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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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인 외신전문 캐스터 @경제전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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