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또는 ‘채무불이행’. 돈을 빌린 후 이자나 원금을 갚기가 불가능해진 상황을 의미해요. 중국 헝다그룹 사태 때문에 최근 뉴스에 종종 등장한 단어인데요. 미국의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어요. 일개 기업이 아닌 세계 경제대국, 미국이 부도를 낼 수 있다? 무슨 일인지 알아봐요.
미국 셧다운, 정부가 문을 닫는다고?
미국 정부의 2021회계연도가 미 현지시각으로 9월 30일 종료돼요. 올해 12월 3일까지 정부 예산을 임시 지원하는 예산안이 이날까지 통과되지 않으면 10월 1일 연방정부가 폐쇄돼요. 이게 바로 ‘셧다운’이죠. 정부가 일을 하지 않는다는 건데, 문제가 얼마나 커지겠어요.
셧다운이 일어나면 정부 운영에 필수적이지 않은 기능들이 멈추게 돼요. 의회 예산에 묶여있는 연방기관들이 문을 닫고, 수천 명의 공무원들이 무급 휴직에 들어갈 수도 있죠. 안보나 전력 공급, 항공 관제 등 꼭 필요한 정부 서비스는 유지되겠지만, 비자나 여권 발급 등은 지연될 수 있고요. 박물관이나 국립공원 등을 폐쇄시킬 수도 있어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공공의료 서비스도 타격받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요.
미국 역사상 첫 부도날까
셧다운보다 더 우려되는 건 미국이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거에요. 미국은 정부가 빌릴 수 있는 돈의 양을 법으로 제한하는데요,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는 법정한도인 28조 4000억 달러를 초과했어요. 부채를 유예하거나 한도를 상향 조정하지 않는 한 미국이 발행한 국채에 대해서 미국 정부가 이자 또는 원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물론 미국이 돈이 없어서 못 갚는 건 아니고요. 이미 부채 한도를 넘어섰기 때문에 추가 예산에 대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승인이 안나서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거에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10월 18일까지 의회가 한도를 높이지 않으면 디폴트가 일어날 수 있다고 여러 번 목소리를 높였어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부도가 일어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이걸 생각해보기 전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 지부터 알아볼게요.
원인은 정치권 싸움
이렇게 심각한 문제라면 임시 예산안과 부채 한도를 높이는 법안을 얼른 통과시키면 될 거 아니야? 맞아요. 그렇지만 그게 어려워요. 미국 정치권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기 싸움을 하고 있거든요. (한숨)
이 중심에는 민주당이 밀어 붙이고 있는 1조 2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과 3조 5000억 달러에 달하는 사회복지 패키지 법안이 있어요. 공화당은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는데요. 특히 사회복지 패키지로 3조 5000억 달러나 쓰는 것은 과하다는 입장이에요. 여기서의 싸움이 임시 예산안 처리와 부채 한도를 늘리는 문제로까지 이어진 것이죠.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올해 초부터 대규모 경기 부양안을 단독으로 밀어 붙여 국가 채무를 늘리고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는 이유로 부채 한도 유예안에도 강력히 반대해 왔어요.
이렇게 보면 공화당의 반대가 다분히 경제적인 이유인 것 같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속내에는 내년 중간선거를 노린 전략이 숨어있을 거예요. 민주당은 각종 법안으로 대선 공약을 지키면서, ‘정부 셧다운과 디폴트는 공화당의 반대 때문이다’라는 주장을 펼칠 수 있을 테고, 공화당은 재정 적자 악화와 인플레이션을 막는 당으로 비춰지는 동시에 민주당에 유리한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의도가 있겠죠.
민주당 VS 공화당, 누구 하나 물러서지 않으면 모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여론은 이 상황을 치킨 게임이라고 꼬집고 있어요.
만약 미국이 정말 부도를 낸다면?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만약 미국이 디폴트에 빠지면 미국의 부에서 15조 달러가 사라지고, 일자리가 대략 6만개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어요. 미국 대형은행 JP모건 체이스의 다이먼 회장도 디폴트를 ‘잠재적 재앙’이라고 표현하며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죠. 옐런 장관은 소비자와 기업, 납세자 등 미국 국민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죠. 그만큼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많은데요.
이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미국 국채는 국제 금융거래의 주춧돌이고, 미국 달러화는 제1 기축통화죠. 미국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으면 세계 금융시장에는 큰 혼란이 발생할 거에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겠죠. 그렇다고 당장 미 국채나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자산이 있을까요? (...)
미국 부도가 일으킬 파장을 세계 경제가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에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경험했듯이 자산 가치가 떨어지니 사람들은 소비를 줄일 거예요. 코로나19 팬데믹에 더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미국을 비롯한 수많은 나라가 이미 막대한 재정을 쏟아 부은만큼 침체에 대응할 여력이 남아있을 지도 문제에요.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CNBC는 민주당이 양당이 어느 정도 합의할 수 있는 임시 예산안부터 통과시키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요. 현지시각 30일까지 통과된다면 셧다운을 막아 급한 불 하나를 끌 수 있겠죠.
그 다음 부채 한도 유예 또는 확대를 위한 치열한 공방이 펼쳐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옐런 장관이 마감시한으로 경고한 10월 18일까지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전에 미국의 정치 공방이 해결돼 미국이 위기에서 빠져 나올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어요.
이 글도 추천해드려요. ⭐️
"미국주식 비중 줄여라"
미국 테이퍼링 곧 시작된다
악재 쏟아진 중국 증시, 소나기는 피합시다
'파산설' 중국 헝다그룹 사태 총정리
정다인 외신전문 캐스터 @경제전파사
슬금슬금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오후! 저와 함께 재밌고 유익한 소식으로 잠을 깨워보세요.
지금 꼭 알아야 할 글로벌 경제 이야기를 쉽고 깊이있게 알려드립니다.
친절한 글로벌 경제 🌎
‘디폴트’ 또는 ‘채무불이행’. 돈을 빌린 후 이자나 원금을 갚기가 불가능해진 상황을 의미해요. 중국 헝다그룹 사태 때문에 최근 뉴스에 종종 등장한 단어인데요. 미국의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어요. 일개 기업이 아닌 세계 경제대국, 미국이 부도를 낼 수 있다? 무슨 일인지 알아봐요.
미국 셧다운, 정부가 문을 닫는다고?
미국 정부의 2021회계연도가 미 현지시각으로 9월 30일 종료돼요. 올해 12월 3일까지 정부 예산을 임시 지원하는 예산안이 이날까지 통과되지 않으면 10월 1일 연방정부가 폐쇄돼요. 이게 바로 ‘셧다운’이죠. 정부가 일을 하지 않는다는 건데, 문제가 얼마나 커지겠어요.
셧다운이 일어나면 정부 운영에 필수적이지 않은 기능들이 멈추게 돼요. 의회 예산에 묶여있는 연방기관들이 문을 닫고, 수천 명의 공무원들이 무급 휴직에 들어갈 수도 있죠. 안보나 전력 공급, 항공 관제 등 꼭 필요한 정부 서비스는 유지되겠지만, 비자나 여권 발급 등은 지연될 수 있고요. 박물관이나 국립공원 등을 폐쇄시킬 수도 있어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공공의료 서비스도 타격받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요.
미국 역사상 첫 부도날까
셧다운보다 더 우려되는 건 미국이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거에요. 미국은 정부가 빌릴 수 있는 돈의 양을 법으로 제한하는데요,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는 법정한도인 28조 4000억 달러를 초과했어요. 부채를 유예하거나 한도를 상향 조정하지 않는 한 미국이 발행한 국채에 대해서 미국 정부가 이자 또는 원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물론 미국이 돈이 없어서 못 갚는 건 아니고요. 이미 부채 한도를 넘어섰기 때문에 추가 예산에 대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승인이 안나서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거에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10월 18일까지 의회가 한도를 높이지 않으면 디폴트가 일어날 수 있다고 여러 번 목소리를 높였어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부도가 일어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이걸 생각해보기 전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 지부터 알아볼게요.
원인은 정치권 싸움
이렇게 심각한 문제라면 임시 예산안과 부채 한도를 높이는 법안을 얼른 통과시키면 될 거 아니야? 맞아요. 그렇지만 그게 어려워요. 미국 정치권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기 싸움을 하고 있거든요. (한숨)
이 중심에는 민주당이 밀어 붙이고 있는 1조 2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과 3조 5000억 달러에 달하는 사회복지 패키지 법안이 있어요. 공화당은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는데요. 특히 사회복지 패키지로 3조 5000억 달러나 쓰는 것은 과하다는 입장이에요. 여기서의 싸움이 임시 예산안 처리와 부채 한도를 늘리는 문제로까지 이어진 것이죠.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올해 초부터 대규모 경기 부양안을 단독으로 밀어 붙여 국가 채무를 늘리고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는 이유로 부채 한도 유예안에도 강력히 반대해 왔어요.
이렇게 보면 공화당의 반대가 다분히 경제적인 이유인 것 같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속내에는 내년 중간선거를 노린 전략이 숨어있을 거예요. 민주당은 각종 법안으로 대선 공약을 지키면서, ‘정부 셧다운과 디폴트는 공화당의 반대 때문이다’라는 주장을 펼칠 수 있을 테고, 공화당은 재정 적자 악화와 인플레이션을 막는 당으로 비춰지는 동시에 민주당에 유리한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의도가 있겠죠.
민주당 VS 공화당, 누구 하나 물러서지 않으면 모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여론은 이 상황을 치킨 게임이라고 꼬집고 있어요.
만약 미국이 정말 부도를 낸다면?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만약 미국이 디폴트에 빠지면 미국의 부에서 15조 달러가 사라지고, 일자리가 대략 6만개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어요. 미국 대형은행 JP모건 체이스의 다이먼 회장도 디폴트를 ‘잠재적 재앙’이라고 표현하며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죠. 옐런 장관은 소비자와 기업, 납세자 등 미국 국민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죠. 그만큼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많은데요.
이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미국 국채는 국제 금융거래의 주춧돌이고, 미국 달러화는 제1 기축통화죠. 미국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으면 세계 금융시장에는 큰 혼란이 발생할 거에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겠죠. 그렇다고 당장 미 국채나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자산이 있을까요? (...)
미국 부도가 일으킬 파장을 세계 경제가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에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경험했듯이 자산 가치가 떨어지니 사람들은 소비를 줄일 거예요. 코로나19 팬데믹에 더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미국을 비롯한 수많은 나라가 이미 막대한 재정을 쏟아 부은만큼 침체에 대응할 여력이 남아있을 지도 문제에요.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CNBC는 민주당이 양당이 어느 정도 합의할 수 있는 임시 예산안부터 통과시키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요. 현지시각 30일까지 통과된다면 셧다운을 막아 급한 불 하나를 끌 수 있겠죠.
그 다음 부채 한도 유예 또는 확대를 위한 치열한 공방이 펼쳐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옐런 장관이 마감시한으로 경고한 10월 18일까지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전에 미국의 정치 공방이 해결돼 미국이 위기에서 빠져 나올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어요.
이 글도 추천해드려요. ⭐️
"미국주식 비중 줄여라"
미국 테이퍼링 곧 시작된다
악재 쏟아진 중국 증시, 소나기는 피합시다
'파산설' 중국 헝다그룹 사태 총정리
정다인 외신전문 캐스터 @경제전파사
슬금슬금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오후! 저와 함께 재밌고 유익한 소식으로 잠을 깨워보세요.
지금 꼭 알아야 할 글로벌 경제 이야기를 쉽고 깊이있게 알려드립니다.
친절한 글로벌 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