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에서 심각하게 전하는 소식이 있죠. 바로 중국 헝다 그룹 이야기에요. 포춘지가 꼽은 글로벌 500대 기업 안에 드는 곳인데, 이제는 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요. 심지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방아쇠를 당긴 리먼 사태에 빗대어 '제2의 리먼 브라더스'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으니 심각하긴 한가 봐요. 헝다 그룹이 어떤 곳인지, 또 우리나라엔 어떤 영향이 있는지 지금부터 찬찬히 살펴볼게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 그룹
헝다그룹은 한때 중국의 최고 부자자리에 오른 억만장자 쉬자인이 1996년 창립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에요. 2000년대 중반 부동산 붐을 타고 사업이 커졌고, 올해엔 포춘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가운데 122위에 올랐어요. 홍콩 증시에 상장했고, 중국 남부 도시 선전에 본사를 두고 있죠. 고용직원은 20~25만 명으로 추산돼요. (서울 용산구 인구가 22만 명 정도… 허걱…)
부동산 사업만 하는 것도 아니에요. 전기차는 물론 스포츠, 테마파크, 식음료 등 다른 분야로도 사업을 펼쳤는데요. 좋게 말하면 사업 다각화, 나쁘게 말하면 문어발식 확장이 될 수 있겠네요. 여러 사업에서 매년 간접적으로 38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든다고 해요. 그만큼 고용 파워가 있고, 다른 기업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영향력이 큰 회사라고 볼 수 있죠.
@헝다 그룹 Evergrande Group
헝다 그룹에 무슨 일이 생긴 거지?
큰 빚더미에 앉았어요. 헝다 그룹은 은행으로부터 거액을 빌리고, 이 돈으로 아파트와 상업시설을 지은 뒤 여기서 난 수익으로 사업을 벌였어요. 중국 280개 이상 도시에서 1300개가 넘는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었으니 규모가 어마어마해요.
문제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 거품이 올해 들어 급속하게 빠지기 시작하면서 헝다의 수익성도 악화됐다는 거에요. 중국의 신규 주택 가격이 올해에만 20% 가량 떨어졌으니 타격이 컸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나친 부동산 가격을 지적하며 부동산 자금줄을 죄어온 것도 영향이 컸어요.
이미 사업은 벌릴대로 벌린 상황에서 부동산 개발로 수익도 얻지 못하니 은행에서 빌린 거액을 못 갚는 상태가 된 거죠. 현재 헝다 그룹의 부채는 약 356조 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우리나라 내년 예산이 약 604조 원, 이중 절반 이상에 달하는 규모) 지난 23일까지 갚아야 하는 달러 채권 이자가 약 993억 원, 위안화 채권 이자가 약 425억 원이었어요. 헝다 그룹이 위안화 채권 이자 지급 문제를 해결했다고 했지만, 사실상 ‘연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게다가 헝다가 당장 이달에 갚아야 할 각종 이자가 2000억 원이 넘고, 올해 말까지는 이자 8000억 원, 내년부터는 원금도 상환해야 한다는데… 과연 가능할까요? 파산설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에요.
중국발 리먼 브라더스 사태일까?
헝다 그룹이 진 빚의 규모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맞먹는 만큼 헝다의 파산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던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비교하기도 해요. 하지만 주요 투자은행과 신용평가사 등 국제 금융 전문가들은 헝다 그룹의 파산이 불가피하지만 리먼 사태와는 다르다고 분석했어요. 헝다 그룹이 세계 경제를 위협할 만큼의 영향력은 가지고 있지 않고, 중국 정부가 헝다 그룹 파산으로 자국 경제와 금융 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거란 이유에서요. 또 헝다는 금융자산이 아닌 실물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리먼 브라더스와 비교하기 어렵기도 해요. (자금만 생긴다면 짓던 거 마저 지어서 팔고 부채를 상환할 수 있으니까요.)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헝다 그룹의 은행 대출 규모가 중국 전체 은행 대출 총액의 0.3%에도 못 미치는 만큼 중국이 헝다 파산 충격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다만 거미줄처럼 얽힌 글로벌 금융 특성상 투자자들의 손실이 없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이미 추석 연휴기간 헝다 그룹 파산 우려에 뉴욕증시가 휘청인 걸 보셨죠? 하루 새 2%가 뚝)
중국 정부가 헝다 그룹을 도와줄 것이냐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요. ‘헝다의 부채를 청산하지 않으면 관련 기업들에 연달아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 자금력 있는 국영기업이 인수에 나설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고요.
‘헝다 그룹이 굴지의 기업은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은 없을 것이란 반박도 있어요. 오히려 헝다를 본보기 삼아 과도한 부채를 가진 기업들에 경고 메시지를 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와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방 정부에 헝다 그룹 파산에 대비하라고 주문했어요. 또 시진핑 주석은 경제 전반의 부채를 축소하고 부의 불균형을 해소하자는 공동부유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중국 정부가 헝다 그룹을 구제해줄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하고 있어요.
헝다 파산,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까?
주식시장을 통해 금융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는 것을 이미 확인하셨을 거에요. 중국이 세계 경제 2위 대국인데, 중국 경제가 흔들릴 때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죠.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헝다발 아시아 금융위기가 터질까요? 미국의 연준도 한국은행도 이에 대해선 선을 그었어요.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은 미국 은행들은 헝다의 부채 문제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았다고 말했어요. 쉽게 말해 ‘미국 은행이 못 받을 돈은 거의 없다. 재정상태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뜻이죠. 한국은행도 금융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 있겠지만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어요.
그럼에도 금융시장을 주의깊게 봐야 할 것 같은데요.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산업과 주가 연관성이 높은 국내 기계, 조선, 건설 등 산업재 종목은 피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고요. 중국 부동산 경기가 나빠져 가계 소비 심리 악화로 이어질 경우 호텔과 레저, 화장품과 의류 종목도 안 좋을 수 있다고 덧붙였어요. 또 금융시장이 휘청이면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질 테니 원달러 환율이 치솟을 가능성이 다분해요. 1달러 당 가격이 현재 1170원대 후반에서 2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네요. 참고하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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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에서 심각하게 전하는 소식이 있죠. 바로 중국 헝다 그룹 이야기에요. 포춘지가 꼽은 글로벌 500대 기업 안에 드는 곳인데, 이제는 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요. 심지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방아쇠를 당긴 리먼 사태에 빗대어 '제2의 리먼 브라더스'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으니 심각하긴 한가 봐요. 헝다 그룹이 어떤 곳인지, 또 우리나라엔 어떤 영향이 있는지 지금부터 찬찬히 살펴볼게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 그룹
헝다그룹은 한때 중국의 최고 부자자리에 오른 억만장자 쉬자인이 1996년 창립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에요. 2000년대 중반 부동산 붐을 타고 사업이 커졌고, 올해엔 포춘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가운데 122위에 올랐어요. 홍콩 증시에 상장했고, 중국 남부 도시 선전에 본사를 두고 있죠. 고용직원은 20~25만 명으로 추산돼요. (서울 용산구 인구가 22만 명 정도… 허걱…)
부동산 사업만 하는 것도 아니에요. 전기차는 물론 스포츠, 테마파크, 식음료 등 다른 분야로도 사업을 펼쳤는데요. 좋게 말하면 사업 다각화, 나쁘게 말하면 문어발식 확장이 될 수 있겠네요. 여러 사업에서 매년 간접적으로 38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든다고 해요. 그만큼 고용 파워가 있고, 다른 기업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영향력이 큰 회사라고 볼 수 있죠.
@헝다 그룹 Evergrande Group
헝다 그룹에 무슨 일이 생긴 거지?
큰 빚더미에 앉았어요. 헝다 그룹은 은행으로부터 거액을 빌리고, 이 돈으로 아파트와 상업시설을 지은 뒤 여기서 난 수익으로 사업을 벌였어요. 중국 280개 이상 도시에서 1300개가 넘는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었으니 규모가 어마어마해요.
문제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 거품이 올해 들어 급속하게 빠지기 시작하면서 헝다의 수익성도 악화됐다는 거에요. 중국의 신규 주택 가격이 올해에만 20% 가량 떨어졌으니 타격이 컸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나친 부동산 가격을 지적하며 부동산 자금줄을 죄어온 것도 영향이 컸어요.
이미 사업은 벌릴대로 벌린 상황에서 부동산 개발로 수익도 얻지 못하니 은행에서 빌린 거액을 못 갚는 상태가 된 거죠. 현재 헝다 그룹의 부채는 약 356조 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우리나라 내년 예산이 약 604조 원, 이중 절반 이상에 달하는 규모) 지난 23일까지 갚아야 하는 달러 채권 이자가 약 993억 원, 위안화 채권 이자가 약 425억 원이었어요. 헝다 그룹이 위안화 채권 이자 지급 문제를 해결했다고 했지만, 사실상 ‘연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게다가 헝다가 당장 이달에 갚아야 할 각종 이자가 2000억 원이 넘고, 올해 말까지는 이자 8000억 원, 내년부터는 원금도 상환해야 한다는데… 과연 가능할까요? 파산설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에요.
중국발 리먼 브라더스 사태일까?
헝다 그룹이 진 빚의 규모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맞먹는 만큼 헝다의 파산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던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비교하기도 해요. 하지만 주요 투자은행과 신용평가사 등 국제 금융 전문가들은 헝다 그룹의 파산이 불가피하지만 리먼 사태와는 다르다고 분석했어요. 헝다 그룹이 세계 경제를 위협할 만큼의 영향력은 가지고 있지 않고, 중국 정부가 헝다 그룹 파산으로 자국 경제와 금융 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거란 이유에서요. 또 헝다는 금융자산이 아닌 실물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리먼 브라더스와 비교하기 어렵기도 해요. (자금만 생긴다면 짓던 거 마저 지어서 팔고 부채를 상환할 수 있으니까요.)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헝다 그룹의 은행 대출 규모가 중국 전체 은행 대출 총액의 0.3%에도 못 미치는 만큼 중국이 헝다 파산 충격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다만 거미줄처럼 얽힌 글로벌 금융 특성상 투자자들의 손실이 없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이미 추석 연휴기간 헝다 그룹 파산 우려에 뉴욕증시가 휘청인 걸 보셨죠? 하루 새 2%가 뚝)
중국 정부가 헝다 그룹을 도와줄 것이냐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요. ‘헝다의 부채를 청산하지 않으면 관련 기업들에 연달아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 자금력 있는 국영기업이 인수에 나설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고요.
‘헝다 그룹이 굴지의 기업은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은 없을 것이란 반박도 있어요. 오히려 헝다를 본보기 삼아 과도한 부채를 가진 기업들에 경고 메시지를 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와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방 정부에 헝다 그룹 파산에 대비하라고 주문했어요. 또 시진핑 주석은 경제 전반의 부채를 축소하고 부의 불균형을 해소하자는 공동부유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중국 정부가 헝다 그룹을 구제해줄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하고 있어요.
헝다 파산,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까?
주식시장을 통해 금융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는 것을 이미 확인하셨을 거에요. 중국이 세계 경제 2위 대국인데, 중국 경제가 흔들릴 때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죠.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헝다발 아시아 금융위기가 터질까요? 미국의 연준도 한국은행도 이에 대해선 선을 그었어요.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은 미국 은행들은 헝다의 부채 문제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았다고 말했어요. 쉽게 말해 ‘미국 은행이 못 받을 돈은 거의 없다. 재정상태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뜻이죠. 한국은행도 금융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 있겠지만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어요.
그럼에도 금융시장을 주의깊게 봐야 할 것 같은데요.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산업과 주가 연관성이 높은 국내 기계, 조선, 건설 등 산업재 종목은 피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고요. 중국 부동산 경기가 나빠져 가계 소비 심리 악화로 이어질 경우 호텔과 레저, 화장품과 의류 종목도 안 좋을 수 있다고 덧붙였어요. 또 금융시장이 휘청이면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질 테니 원달러 환율이 치솟을 가능성이 다분해요. 1달러 당 가격이 현재 1170원대 후반에서 2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네요. 참고하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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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이퍼링 곧 시작된다
다 같이 잘 살자는 시진핑의 속내
중국 빅테크 수난시대
정다인 외신전문 캐스터 @경제전파사
슬금슬금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오후! 저와 함께 재밌고 유익한 소식으로 잠을 깨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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