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선 카카오, 한숨 돌릴 수 있을까

2021-09-15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결국 한 발 물러섰네요. 최근 정부는 물론 금융당국의 규제 칼날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간 논란이 된 골목상권 관련 사업을 철수하기로 한 거예요. 과연 정부나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에 만족하고 뽑았던 칼을 다시 넣을까요?

규제 정조준에 화들짝…깜짝 쇄신안 발표

카카오가 어제(14일)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한 전체 회의를 열고 깜짝 쇄신안을 내놓았어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킨 카카오사업을 철수하고,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을 5년간 3000억 원 조성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요. 잇따른 정부 규제가 카카오를 향하자 소나기는 피할 심산으로 내린 조치로 보여요. 김 의장이 직접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고 밝힐 정도였으니까요.

최근 카카오그룹을 둘러싼 규제 리스크가 커졌죠. 카카오페이 금융 서비스 규제에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까지, 빅테크 기업(정보 기술 산업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을 타깃한 조치들로 그룹에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터지고 있어요. 카카오그룹으로선 당장 자금조달과 사업 확장에 차질이 생겼어요. 

계열사 증시 상장 빨간불

우선 카카오그룹 계열사들의 국내 주식시장 상장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어요. 택시호출 서비스로 유명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 제출 시한을 연기했어요. 택시 탈 때 체감하셨겠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라는 앱 하나로 국내 택시 호출 중개 사업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어요.

지난해 말 기준 약 2800만 명이 이용 중이죠. 사회생활을 하는 인구 대부분은 이용한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이뿐만이 아니에요. 전기자전거 공유서비스, 대리운전, 퀵·택배, 항공·시외버스·기차 예매, 버스 대절까지 진행하고 있어요. 교통 서비스는 다 한다고 볼 수 있으니 독점 이야기가 나온 게 하루 이틀이 아니죠.


@카카오모빌리티

이번 상장 절차 연기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컸어요.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사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에 콜을 몰아줬는지를 두고 불공정 행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거든요. 카카오택시는 전 국민의 90% 가량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기반으로 전국 택시기사의 80%가 사용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플랫폼이에요.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수료를 정하면 택시와 승객 모두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격을 결정할 수 있죠.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여요.

카카오모빌리티는 어떤 회사?

지난 2017년 8월에 카카오그룹에서 분사한 계열사예요. 올해는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관계사인 킬로미터홀딩스와 구글, 모빌리티홀딩스, LG·GS그룹 등으로부터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을 유치했어요. 가장 최근에 투자한 GS그룹은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를 4조 원 이상으로 보고 있어요.

카카오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카카오페이도 당장 다음달 14일로 다가온 상장을 미룰 가능성이 높아졌어요. 카카오페이는 7월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금융감독원의 정정요구로 일정이 지연됐고, 지난달 정정 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어요. 앞서 카카오페이는 금융위원회가 지적한 자동차보험료 비교·가입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어요. 하지만 규제 제동이 제대로 걸린만큼 보험은 물론 다른 금융 서비스도 전면적으로 손을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예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뜻이죠.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는 어떤 회사?

카카오페이는 2017년 4월에 그룹에서 분사했어요. 분사가 확정됐던 그해 2월 중국의 앤트파이낸셜 서비스그룹으로부터 2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죠. 주요 서비스는 계열사인 카카오페이증권, KP보험서비스 등과 연계해 펀드, 연금보험, 저축보험 등을 중개하는 것이에요. 금융위원회는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플랫폼의 금융상품 비교·추천·견적 서비스가 '중개'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을 요구했어요. 이에 카카오페이가 자동차보험료 비교·가입 서비스와 일부 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상장 연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요. 

김 의장이 그리고 있는 '카카오 생태계' 계획도 불투명해졌어요. 상장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넘어서 카카오를 재벌로 인식한 정부가 규제의 칼을 본격적으로 뽑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미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을 넘어섰어요. 카카오 계열사는 올해 4월 기준 118개예요. 경쟁사인 네이버가 계열사를 45곳 가지고 있는 걸 감안하면 덩치가 압도적으로 크죠. 국내 5대 그룹 중 카카오보다 계열사가 많은 곳은 SK그룹(계열사 148곳) 뿐이에요. 나머지 그룹을 살펴보면 삼성그룹 59곳, 현대자동차그룹 53곳, LG그룹 70곳, 롯데그룹 86곳이에요.

내년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더 폭 넓고 강도가 센 규제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요. '깜짝' 쇄신안이 나온 건 김 의장과 그룹의 조급한 마음을 반영해요. 더는 시간을 끌 수 없었을 거에요. 정부도 기왕 꺼낸 칼을 휘두르지 않고 그냥 칼자루에 넣진 않을 것으로 보여요. 대권 싸움에서 골목상권 표심은 매우 중요하니까요.



더 보고 싶은 [친절한 경제] 클릭 👇

네이버·카카오, 지금이 저점 매수 타이밍?

카카오뱅크 주식이 대량 풀린다는 게 무슨 말이죠

중국 빅테크 수난시대


네이버에 유튜브까지 넘치는 정보에 지치셨나요?

중요한 소식만 쉽고 깊이있게 콕 집어 알려드립니다.

경제전파사의 친절한 경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카카오톡으로 받아보세요.

경제전파사 카카오톡 채널 추가하고 
다양한 콘텐츠 소식들을 받아보세요.

(주)이코노믹스 | 대표자 강예지 | 주소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세로2다길 11-3 청년창업꿈터
대표번호 02 - 6265 - 2019 | E-mail hi@earn-it.kr
사업자번호 219 - 87 -01486 | 통신판매업신고 제2020 - 서울서대문 - 1817호
 Hosting by I'MWEB사업자 정보 확인하기

ⓒ ECONOMIX Co. 202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