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이끈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정부 규제에 몸살을 앓고 있어요. 주가 급락과 상장 무산에 이제는 사업 활동의 불확실성까지, 중국 테크기업들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어요. 중국 정부는 왜 자국의 성장기업들을 '디스'하는 걸까요?
몰락의 서막, 앤트그룹 상장 중단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 메신저 앱과 게임을 만드는 텐센트, 검색엔진 바이두, 차량공유 서비스 디디추싱, 배달서비스 플랫폼 메이퇀까지. 중국을 대표하는 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중국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11월이에요. 당시 알리바바 창업자이자 앤트그룹 최대주주인 마윈이 중국 최고위층 앞에서 국영은행을 ‘전당포’에 빗대어 중국 정부의 화를 자초했는데요. 엔트그룹은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상장해 340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상장일을 불과 이틀 앞두고 정부의 제동을 받아 무산됐죠.

출처 : 앤트그룹
올해 3월에는 반독점 규제를 강화했고, 4월에는 알리바바에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했어요. 하지만 이 또한 단순 이슈에 그쳤을 뿐 지금처럼 중국 투자에 대한 공포를 불러 일으키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7월 중국 정부가 빅테크 규제에 본격 시동을 걸었어요. 시발점은 ‘디디추싱의 경고 무시’였어요. 중국 정부는 디디추싱에 ‘정보 유출 우려’를 이유로 상장을 연기하라고 경고했지만 디디추싱이 이를 무시한 채 뉴욕증시 상장을 단행한 것이죠. 그 이후 중국 정부는 디디추싱에 대한 조사를 시작으로 중국의 인터넷 기반 플랫폼 기업을 단속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이제는 빅테크 기업에 이어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라며 게임기업 규제를 강화했고, ‘사교육이 낮은 출산율의 원흉’이라며 사교육 기업이 비영리 기관으로 전환하도록 압박하고 있어요.
왜? 왜 하필 지금일까?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 압박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는 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2번째 임기를 시작할 때 ‘중국의 문제는 불균형하고 불충분한 개발’이라며 이것을 고치는데 많은 노력을 쏟겠다 선언했기 때문이죠. 불균형이라는 단어에서 성장이 한쪽에 치우쳐있다는 시진핑 주석의 생각이 엿보이죠?

Flickr @thierry ehrmann
왜 4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칼을 뽑았을까요? 블룸버그는 크게 2가지 이유를 들었어요. 첫째, 미중 갈등이 바이든 정부에서도 해결될 것 같지 않자 자급자족 행보를 강화하기 위해서. 둘째, 임기가 끝날 시점이 다가오자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자급자족, 이게 빅테크 규제랑 무슨 상관이지?' 꼼꼼히 들여다보면 관련이 있어요. 우리가 빅테크라 이름 붙인 이유는 기업 규모가 크기 때문이에요. 당연히 시장점유율이 크고 독점 가능성이 있죠. 시 주석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도 크길 바래요. 또 기술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이 고르게 성장하길 바라죠. 그게 시 주석이 생각하는 ‘균형적인 발전’, ‘자급자족을 위한 발전’이 아닐까요.
두 번째 이유, 권력 강화? 여러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먼저 정부는 기업이 비대해지는 것을 반기지 않겠죠. 중국은 정부 중심, 당 중심 국가여야 하니까요.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면 마윈처럼 또 정부를 비판하는 인사들이 많아질 수도 있잖아요. 기업과 정부가 대등한 관계가 되면 안 되겠죠.
무엇보다 지금 양극화가 심각해요. 중국에는 억만장자가 1000명 이상 있다는데요. (미국보다 많대요.) 반면 중국 인구 절반인 6억 명의 월 수입은 154달러에 불과해요. 이런 상황에 놓이자 시 주석은 인민을 위해 나서겠다고 약속했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을 독점하는 대기업을 잡는 것이 우선이겠죠. 결국 민심을 얻기 위한 선택이기도 한 것이에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제 이번 조치들은 중국 인민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해요.

Photo @Zhimai Zhang on Unsplash
중국 정부 규제에 대한 반응
이번 빅테크 규제 이후 중국 투자비중을 줄이거나 손을 떼신 분들도 있을 거예요. 그만큼 시장에 준 충격이 컸는데요. 중국 정부가 음식배달업에 대한 초강력 규제를 발표한 뒤, 중국 대표 배달 플랫폼 메이퇀뎬핑의 시가총액은 이틀간 약 72조 원 증발했어요. 중국으로의 투자를 꺼리는 건 개인 투자자뿐만이 아니에요. ‘마이다스의 손’이란 별명을 가진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중국기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KB증권은 중국 주식의 향후 3개월 투자 선호도를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어요.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하반기에도 중국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말해요. 중국 투자에 신중을 기하라는 소리죠. 지난달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시 주석이 기업가들을 향해 공산당의 분석, 판단, 결정과 계획에 따라 행동하라고 강조했기 때문이에요.
기업들은 알아서 눈치를 보고 있어요. 텐센트는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시간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자 실명 인증과 얼굴 식별기능을 도입했어요. 뉴욕 증시에 상장하려던 바이트댄스는 홍콩 증시 상장으로 선회했어요.
그렇다면 앞으로 중국 투자는?
중국 정부 리스크는 공산당이 무너지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중국 투자를 아예 안 할 수는 없죠? 중국 정부가 밀어주는 산업을 주목하는 것이 한 방법인데요. 중국 정책의 방향성에 부합하는 산업인 반도체, 전자와 전기설비, 2차전지, 친환경 에너지 등에서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팁! 중국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에서 중소기업, 과학기술, 신에너지 자동차를 콕 찝어 언급했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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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인 외신전문 캐스터 @경제전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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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이끈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정부 규제에 몸살을 앓고 있어요. 주가 급락과 상장 무산에 이제는 사업 활동의 불확실성까지, 중국 테크기업들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어요. 중국 정부는 왜 자국의 성장기업들을 '디스'하는 걸까요?
몰락의 서막, 앤트그룹 상장 중단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 메신저 앱과 게임을 만드는 텐센트, 검색엔진 바이두, 차량공유 서비스 디디추싱, 배달서비스 플랫폼 메이퇀까지. 중국을 대표하는 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중국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11월이에요. 당시 알리바바 창업자이자 앤트그룹 최대주주인 마윈이 중국 최고위층 앞에서 국영은행을 ‘전당포’에 빗대어 중국 정부의 화를 자초했는데요. 엔트그룹은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상장해 340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상장일을 불과 이틀 앞두고 정부의 제동을 받아 무산됐죠.
출처 : 앤트그룹
올해 3월에는 반독점 규제를 강화했고, 4월에는 알리바바에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했어요. 하지만 이 또한 단순 이슈에 그쳤을 뿐 지금처럼 중국 투자에 대한 공포를 불러 일으키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7월 중국 정부가 빅테크 규제에 본격 시동을 걸었어요. 시발점은 ‘디디추싱의 경고 무시’였어요. 중국 정부는 디디추싱에 ‘정보 유출 우려’를 이유로 상장을 연기하라고 경고했지만 디디추싱이 이를 무시한 채 뉴욕증시 상장을 단행한 것이죠. 그 이후 중국 정부는 디디추싱에 대한 조사를 시작으로 중국의 인터넷 기반 플랫폼 기업을 단속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이제는 빅테크 기업에 이어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라며 게임기업 규제를 강화했고, ‘사교육이 낮은 출산율의 원흉’이라며 사교육 기업이 비영리 기관으로 전환하도록 압박하고 있어요.
왜? 왜 하필 지금일까?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 압박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는 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2번째 임기를 시작할 때 ‘중국의 문제는 불균형하고 불충분한 개발’이라며 이것을 고치는데 많은 노력을 쏟겠다 선언했기 때문이죠. 불균형이라는 단어에서 성장이 한쪽에 치우쳐있다는 시진핑 주석의 생각이 엿보이죠?
Flickr @thierry ehrmann
왜 4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칼을 뽑았을까요? 블룸버그는 크게 2가지 이유를 들었어요. 첫째, 미중 갈등이 바이든 정부에서도 해결될 것 같지 않자 자급자족 행보를 강화하기 위해서. 둘째, 임기가 끝날 시점이 다가오자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자급자족, 이게 빅테크 규제랑 무슨 상관이지?' 꼼꼼히 들여다보면 관련이 있어요. 우리가 빅테크라 이름 붙인 이유는 기업 규모가 크기 때문이에요. 당연히 시장점유율이 크고 독점 가능성이 있죠. 시 주석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도 크길 바래요. 또 기술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이 고르게 성장하길 바라죠. 그게 시 주석이 생각하는 ‘균형적인 발전’, ‘자급자족을 위한 발전’이 아닐까요.
두 번째 이유, 권력 강화? 여러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먼저 정부는 기업이 비대해지는 것을 반기지 않겠죠. 중국은 정부 중심, 당 중심 국가여야 하니까요.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면 마윈처럼 또 정부를 비판하는 인사들이 많아질 수도 있잖아요. 기업과 정부가 대등한 관계가 되면 안 되겠죠.
무엇보다 지금 양극화가 심각해요. 중국에는 억만장자가 1000명 이상 있다는데요. (미국보다 많대요.) 반면 중국 인구 절반인 6억 명의 월 수입은 154달러에 불과해요. 이런 상황에 놓이자 시 주석은 인민을 위해 나서겠다고 약속했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을 독점하는 대기업을 잡는 것이 우선이겠죠. 결국 민심을 얻기 위한 선택이기도 한 것이에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제 이번 조치들은 중국 인민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해요.
Photo @Zhimai Zhang on Unsplash
중국 정부 규제에 대한 반응
이번 빅테크 규제 이후 중국 투자비중을 줄이거나 손을 떼신 분들도 있을 거예요. 그만큼 시장에 준 충격이 컸는데요. 중국 정부가 음식배달업에 대한 초강력 규제를 발표한 뒤, 중국 대표 배달 플랫폼 메이퇀뎬핑의 시가총액은 이틀간 약 72조 원 증발했어요. 중국으로의 투자를 꺼리는 건 개인 투자자뿐만이 아니에요. ‘마이다스의 손’이란 별명을 가진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중국기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KB증권은 중국 주식의 향후 3개월 투자 선호도를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어요.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하반기에도 중국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말해요. 중국 투자에 신중을 기하라는 소리죠. 지난달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시 주석이 기업가들을 향해 공산당의 분석, 판단, 결정과 계획에 따라 행동하라고 강조했기 때문이에요.
기업들은 알아서 눈치를 보고 있어요. 텐센트는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시간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자 실명 인증과 얼굴 식별기능을 도입했어요. 뉴욕 증시에 상장하려던 바이트댄스는 홍콩 증시 상장으로 선회했어요.
그렇다면 앞으로 중국 투자는?
중국 정부 리스크는 공산당이 무너지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중국 투자를 아예 안 할 수는 없죠? 중국 정부가 밀어주는 산업을 주목하는 것이 한 방법인데요. 중국 정책의 방향성에 부합하는 산업인 반도체, 전자와 전기설비, 2차전지, 친환경 에너지 등에서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팁! 중국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에서 중소기업, 과학기술, 신에너지 자동차를 콕 찝어 언급했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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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인 외신전문 캐스터 @경제전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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