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로봇사업에 뛰어든다고 합니다. 미국 현지시각 19일 회사의 중장기 방향을 제시하는 '테슬라 AI 데이'에서 발표한 건데요. 전기차에 이어 AI 로봇이라니, 대단하죠? 하지만 월가 안팎에서는 일명 테슬라 봇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네요.
AI 데이에 등장한 사람 모양 로봇
@CNET Highlights 유튜브
키 177cm, 무게 57kg. 사람과 비슷하게 생긴 인공지능 로봇, 테슬라 봇을 테슬라가 공개했습니다. 정확하게는 테슬라 봇에 대한 계획을 발표한 건데, 이 테슬라 봇에는 전기차 자율주행에 사용되는 AI 기술이 적용된대요. 로봇의 머리에 달린 카메라가 사람의 눈 역할을 하고, 몸통에 들어간 소형 컴퓨터가 카메라로 습득한 정보를 처리해 판단하고 행동을 제어하는 것이죠. “전기차 회사가 AI 로봇을 만든다고?” 의아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전기차 자율주행 기술을 자동차가 아닌 로봇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테슬라 봇이 사람들이 싫어하는, 지루하고 반복적이고 위험한 일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내년에 시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사람들의 반응도 대단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보이며, 감탄했고, 기대했는데요. 라이브 스트리밍 댓글창에는 ‘테슬라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 ‘대단한 능력자들이다. 사람인가, ET인가’ 등의 반응이 쏟아졌죠.
고개 젓는 전문가들, '양치기 소년' 테슬라?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이 있어요. 테슬라가 발표한 계획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앞서 테슬라 차량의 자율주행에 사용되는 기술이 테슬라 봇에 적용되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아직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2~3에 머물러 있어요. 미국 자동차공학회는 시스템이 일부 주행을 수행하느냐, 전체를 하느냐에 따라 레벨0부터 레벨5까지 자율주행 기술을 구분하는데요. 운전자가 필요하지 않은 완전 자동화가 레벨5예요. 테슬라는 완전 자율주행이라고 보긴 어렵고 부분적으로 자동화가 가능한 단계죠.
@Tesla
그렇다면 같은 기술을 적용한 테슬라 봇이 ‘혼자서’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요? 테슬라는 내년에 시제품을 출시하겠다고 했어요. 그 전까지 기술 개발이 더 빠르게 이뤄질 수 있고, 시제품이니 기능적인 측면에서 많은 것이 완벽하지 않아도 호응을 얻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테슬라 봇의 개발 수준은 분명 생각해 볼만한 문제인 것 같아요.
게다가 테슬라는 전례가 있거든요. 머스크 CEO는 2019년 자율주행 데이에서 “2020년 내로 100만 대의 로보택시를 도로 위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2021년 8월 지금까지 단 한 대의 로보택시도 보이지 않죠. 지난 2017년 11월에는 세미트럭을 공개했는데, 대용량 배터리 셀 제작 어려움 때문에 빨라야 2022년에 출시될 예정이에요.
이런 과거 이력때문에 테슬라 봇 발표 이후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방송 CNBC는 “(테슬라가) 무언가를 예정대로 출시한 적이 거의 없다”고 꼬집었어요. 미 도로교통안전국이 테슬라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 가운데 이번 봇 공개가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이벤트였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어요. 즉, 일종의 ‘쇼맨십’은 아닐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에요.
자체 제작 반도체 칩 ‘D1’, 시장 장악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결국 이번 AI 데이 이후 중요하게 볼 것은 테슬라가 자체 제작한 반도체 칩 ‘D1’과 슈퍼컴퓨터 ‘도조’라고 했어요. 테슬라는 그동안 엔비디아가 설계한 반도체 칩을 사용했는데, 이번에 자율주행 기술에 최적화한 새 칩 'D1'을 공개했어요. 신체로 비유하자면, D1은 차량 내부에 있는 작은 뇌, 도조는 작은 뇌를 총괄하는 큰 뇌인데요. 머스크 CEO는 “내년에 도조 컴퓨터까지 실제 작동에 들어가면 AI의 학습 시간을 단축해 혁신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자부했어요.
@Tesla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D1칩에 관심이 가겠죠? 테슬라에 ‘우리도 써보고 싶어’ 러브콜을 보낼 수도 있을 텐데요. 머스크 CEO는 이 기술을 무상으로 공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어요. 다만 라이벌 회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것은 고려해 보겠다고 해요. 머스크의 계산대로라면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들에게 반도체 칩을 공급하고 있는 엔비디아, 인피니온, 르네사스, NXP 등과도 경쟁을 하게 되는 거예요.
일각에서는 이러한 계획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어요. 한 애널리스트는 D1칩으로 자율주행 기술 향상이 빠르게 이뤄지더라도 대세로 자리잡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어요. 엔비디아가 개발한 CUDA가 산업 표준 언어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언어 배우기를 꺼릴 수 있기 때문이죠.
인정은 하되 평가는 냉정하게
경쟁사와 비교해 전기차에서 레이더 센서를 아예 없애고 카메라 8개 만으로 이전보다 진화한 주행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테슬라의 기술력은 인정해줘야 해요. 직접 제작한 반도체 칩 D1에 슈퍼컴퓨터 도조까지 제 기능을 다 하면 얼마나 더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줄지 기대도 되고요. 게다가 사람을 닮은 AI 로봇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구현된다면 분명 장기 투자 관점에서 테슬라는 매력적인 회사에요.
테슬라가 여러분에게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고 당장 닥친 문제들을 없는 셈 칠 수는 없어요. 미국 정부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에 잇따라 문제 제기를 하고 있어요. 이러한 문제들을 테슬라가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지켜봐야 해요.
세계 1위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로봇사업에 뛰어든다고 합니다. 미국 현지시각 19일 회사의 중장기 방향을 제시하는 '테슬라 AI 데이'에서 발표한 건데요. 전기차에 이어 AI 로봇이라니, 대단하죠? 하지만 월가 안팎에서는 일명 테슬라 봇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네요.
AI 데이에 등장한 사람 모양 로봇
@CNET Highlights 유튜브
키 177cm, 무게 57kg. 사람과 비슷하게 생긴 인공지능 로봇, 테슬라 봇을 테슬라가 공개했습니다. 정확하게는 테슬라 봇에 대한 계획을 발표한 건데, 이 테슬라 봇에는 전기차 자율주행에 사용되는 AI 기술이 적용된대요. 로봇의 머리에 달린 카메라가 사람의 눈 역할을 하고, 몸통에 들어간 소형 컴퓨터가 카메라로 습득한 정보를 처리해 판단하고 행동을 제어하는 것이죠. “전기차 회사가 AI 로봇을 만든다고?” 의아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전기차 자율주행 기술을 자동차가 아닌 로봇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테슬라 봇이 사람들이 싫어하는, 지루하고 반복적이고 위험한 일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내년에 시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사람들의 반응도 대단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보이며, 감탄했고, 기대했는데요. 라이브 스트리밍 댓글창에는 ‘테슬라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 ‘대단한 능력자들이다. 사람인가, ET인가’ 등의 반응이 쏟아졌죠.
고개 젓는 전문가들, '양치기 소년' 테슬라?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이 있어요. 테슬라가 발표한 계획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앞서 테슬라 차량의 자율주행에 사용되는 기술이 테슬라 봇에 적용되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아직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2~3에 머물러 있어요. 미국 자동차공학회는 시스템이 일부 주행을 수행하느냐, 전체를 하느냐에 따라 레벨0부터 레벨5까지 자율주행 기술을 구분하는데요. 운전자가 필요하지 않은 완전 자동화가 레벨5예요. 테슬라는 완전 자율주행이라고 보긴 어렵고 부분적으로 자동화가 가능한 단계죠.
@Tesla
그렇다면 같은 기술을 적용한 테슬라 봇이 ‘혼자서’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요? 테슬라는 내년에 시제품을 출시하겠다고 했어요. 그 전까지 기술 개발이 더 빠르게 이뤄질 수 있고, 시제품이니 기능적인 측면에서 많은 것이 완벽하지 않아도 호응을 얻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테슬라 봇의 개발 수준은 분명 생각해 볼만한 문제인 것 같아요.
게다가 테슬라는 전례가 있거든요. 머스크 CEO는 2019년 자율주행 데이에서 “2020년 내로 100만 대의 로보택시를 도로 위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2021년 8월 지금까지 단 한 대의 로보택시도 보이지 않죠. 지난 2017년 11월에는 세미트럭을 공개했는데, 대용량 배터리 셀 제작 어려움 때문에 빨라야 2022년에 출시될 예정이에요.
이런 과거 이력때문에 테슬라 봇 발표 이후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방송 CNBC는 “(테슬라가) 무언가를 예정대로 출시한 적이 거의 없다”고 꼬집었어요. 미 도로교통안전국이 테슬라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 가운데 이번 봇 공개가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이벤트였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어요. 즉, 일종의 ‘쇼맨십’은 아닐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에요.
자체 제작 반도체 칩 ‘D1’, 시장 장악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결국 이번 AI 데이 이후 중요하게 볼 것은 테슬라가 자체 제작한 반도체 칩 ‘D1’과 슈퍼컴퓨터 ‘도조’라고 했어요. 테슬라는 그동안 엔비디아가 설계한 반도체 칩을 사용했는데, 이번에 자율주행 기술에 최적화한 새 칩 'D1'을 공개했어요. 신체로 비유하자면, D1은 차량 내부에 있는 작은 뇌, 도조는 작은 뇌를 총괄하는 큰 뇌인데요. 머스크 CEO는 “내년에 도조 컴퓨터까지 실제 작동에 들어가면 AI의 학습 시간을 단축해 혁신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자부했어요.
@Tesla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D1칩에 관심이 가겠죠? 테슬라에 ‘우리도 써보고 싶어’ 러브콜을 보낼 수도 있을 텐데요. 머스크 CEO는 이 기술을 무상으로 공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어요. 다만 라이벌 회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것은 고려해 보겠다고 해요. 머스크의 계산대로라면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들에게 반도체 칩을 공급하고 있는 엔비디아, 인피니온, 르네사스, NXP 등과도 경쟁을 하게 되는 거예요.
일각에서는 이러한 계획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어요. 한 애널리스트는 D1칩으로 자율주행 기술 향상이 빠르게 이뤄지더라도 대세로 자리잡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어요. 엔비디아가 개발한 CUDA가 산업 표준 언어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언어 배우기를 꺼릴 수 있기 때문이죠.
인정은 하되 평가는 냉정하게
경쟁사와 비교해 전기차에서 레이더 센서를 아예 없애고 카메라 8개 만으로 이전보다 진화한 주행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테슬라의 기술력은 인정해줘야 해요. 직접 제작한 반도체 칩 D1에 슈퍼컴퓨터 도조까지 제 기능을 다 하면 얼마나 더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줄지 기대도 되고요. 게다가 사람을 닮은 AI 로봇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구현된다면 분명 장기 투자 관점에서 테슬라는 매력적인 회사에요.
테슬라가 여러분에게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고 당장 닥친 문제들을 없는 셈 칠 수는 없어요. 미국 정부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에 잇따라 문제 제기를 하고 있어요. 이러한 문제들을 테슬라가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지켜봐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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