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에서는 군형(전투 태세)을 갖추는 방법에 대해 연구해 볼까요?
제1편 <시계 始計> | 제2편 <작전 作戰> | 제3편 <모공 謀攻> | 제4편 <군형 軍形> |
제5편 <병세 兵勢> | 제6편 <허실 虛實> | 제7편 <군쟁 軍爭> | 제8편 <구변 九變> |
제9편 <행군 行軍> | 제10편 <지형 地形> | 제11편 <구지 九地> | 제12편 <화공 火攻> |
제13편 <용간 用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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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법에서 군형(軍形)이란 병력의 배치상태 그 자체에서 발생하는 힘을 말합니다.
지지 않게 준비하고 기다린다.
많은 투자자들이 조금만 이익이 나도 만족해 버리고, 큰 손실을 보면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작은 이익을 실현하는 데에는 참 부지런하고 적극적인데, 큰 손실을 관리하는 데에는 소극적이거나 방관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지요. 이것은 사람들이 손실을 보는 것을 극도로 기피하는 심리 때문입니다. 역설적이지만 인지상정입니다.
투자의 자세는 군형과 같아서 그 자체로 힘을 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익을 취하는 자세를 취해야 하지 심리적으로 더 편하게 여기는 익숙한 자세로 임하여서는 안 됩니다.
언제, 무엇을 사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자세로 다가올 환경에 대비하는 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돈을 벌겠다는 자세로 준비하는 것보다 돈을 잃지 않겠다는 자세가 먼저 필요합니다.
적이 나를 이기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것은 나에게 달려 있다.
그러나 내가 적을 이기는 여건이 마련될지 여부는 적에게 달려 있다.
2019년이었을 거예요. 한국 액티브 주식형 펀드들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펀드매니저 한 명이 연간 플러스 수익률을 내서 뉴스 기사에서도 단연 화제가 됐어요.
그 해에는 코스피가 조금 오르는가 하면 다시 조금씩 오랫동안 하락하여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연말까지 줄곧 하락하기만 한 시장이었어요. 종목들과 섹터 성과의 편차도 크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종목 선택을 잘 했다고 하더라도 플러스 수익률을 내는 것이 매우 어려운 해였지요.
그래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성과를 분석해 봤더니,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를 해서 한 종목이 조금 이익이 나면 팔고, 다른 종목이 조금 이익이 나면 팔고 했던 것 같더군요.
사실 비용 측면이나 큰 대세 종목을 놓칠 수 있는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이런 투자방법은 아마추어들의 투자기법이었습니다. 기존의 전통 주식투자 강자들에게는 매우 천시 받는 투자 패턴이었지요.
그러나 환경을 잘 만났을 때 적절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보잘 것 없는 초보 투자자를 최고의 부자로 만들어 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보유종목보다 매매패턴이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일 겁니다.
적을 이길 수 없을 때는 공격을 삼가고 수비에 치중해야 한다.
적을 이길 수 있을 때는 때를 놓치지 않고 공격해야 한다.
불타기와 물타기, 손절과 익절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 거예요. 이 4가지 기본 자세만 잘 구사할 수 있어도 중수 이상의 투자자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어렵다면 변화를 구사하는 것보다 변하지 않는 자신만의 자세를 갖추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공격만 치중하는 사람이 방어 잘하는 사람을 만나, 헛심만 쓰다 제 풀에 쓰러지는 것.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는 게 바로 군형에 달려 있습니다.
최근 투자하는 것마다 뜻하지 않게 손실이 반복된다면 지금은 공격할 때가 아닌 겁니다. 아예 싸우지 않고 현금을 들고 기다릴 수 있었다면 참 좋았겠지요.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 이럴 때는 손절, 또 손절, 또 손절을 하면서 뒤로 물러나야 합니다.
전지적 도사가 가장 추천하고 싶은 투자전략은 "나에게 유리한 환경이라고 여길 때마다 꾸준하고 차분하게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이익이 나기 시작했을 땐 위험 가능성을 적절히 감수해 확실하게 이익을 실현하라는 것이죠. 다시 말해 적절한 불타기도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계속해서 싸움에서 물러나야 하지 물타기를 해서는 안 됩니다. 이건 지지 않는 싸움의 방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요약하면, 손절과 불타기의 자세가 손자병법의 군형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적에게 유리한 곳으로 들어가지 않아서 지지 않는 것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지만, 내가 잘 싸우는 곳으로 적이 들어오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투자전략을 적절하게 쓸 수 있도록 투자환경을 끌어올 수 있다면?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겠죠. 반면 나름의 투자전략 없이 번번히 투자환경에 맞출 수밖에 없다면? 지지 않을 순 있어도 이기기 쉽지 않을 겁니다. 어려운 내용이지만 이해하셨다면 여러분도 투자병법의 중수 이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지적 도사시점의 이전 글도 읽어보세요. ⭐️
3편 -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진정한 승리
2편 - 투자전략 세우기
1편 - 나 자신을 아는 것
전지적 도사시점 / 펀드매니저
고대 이집트의 명칭이 “검은 땅”이라는 의미를 가졌다고 하던데,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해 홍해를 건넜던 이야기, “출애굽기”는 검은 땅으로부터의 탈출인 거군요. 사람들이 스스로 현명하다고 생각하더라도 모세와 같은 인연을 만나지 못하였다면 무지와 잘못 된 믿음으로부터의 탈출은 아마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필자가 생각을 했어요.
‘지금 전투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는 동서학 전투 개미들과 세상 모르고 아직도 해맑고 있는 주린이들과 마치 신이라도 된 양 기세 등등한 코인갑부님들과 이들을 보며 또 해맑게 좇아가는 코린이들에게 난무하는 온갖 방송, 책, 유명인들의 혹세무민으로부터 이들을 탈출시켜야 하겠다!’
“브이 포 벤데타”처럼 가면을 썼어요. 저의 필명은 <전지적 도사시점>입니다. 저의 익명성과 금융관련 지식들을 무기로, 경제/금융에 통달한 도인의 관점(“전지적 도사시점”)에서 광범한 시사문제를 정직하게 풀어드리기로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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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에서는 군형(전투 태세)을 갖추는 방법에 대해 연구해 볼까요?
<시계 始計>
<작전 作戰>
<모공 謀攻>
<군형 軍形>
<병세 兵勢>
<허실 虛實>
<군쟁 軍爭>
<구변 九變>
<행군 行軍>
<지형 地形>
<구지 九地>
<화공 火攻>
<용간 用間>
지지 않게 준비하고 기다린다.
많은 투자자들이 조금만 이익이 나도 만족해 버리고, 큰 손실을 보면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작은 이익을 실현하는 데에는 참 부지런하고 적극적인데, 큰 손실을 관리하는 데에는 소극적이거나 방관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지요. 이것은 사람들이 손실을 보는 것을 극도로 기피하는 심리 때문입니다. 역설적이지만 인지상정입니다.
투자의 자세는 군형과 같아서 그 자체로 힘을 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익을 취하는 자세를 취해야 하지 심리적으로 더 편하게 여기는 익숙한 자세로 임하여서는 안 됩니다.
언제, 무엇을 사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자세로 다가올 환경에 대비하는 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돈을 벌겠다는 자세로 준비하는 것보다 돈을 잃지 않겠다는 자세가 먼저 필요합니다.
적이 나를 이기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것은 나에게 달려 있다.
그러나 내가 적을 이기는 여건이 마련될지 여부는 적에게 달려 있다.
2019년이었을 거예요. 한국 액티브 주식형 펀드들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펀드매니저 한 명이 연간 플러스 수익률을 내서 뉴스 기사에서도 단연 화제가 됐어요.
그 해에는 코스피가 조금 오르는가 하면 다시 조금씩 오랫동안 하락하여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연말까지 줄곧 하락하기만 한 시장이었어요. 종목들과 섹터 성과의 편차도 크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종목 선택을 잘 했다고 하더라도 플러스 수익률을 내는 것이 매우 어려운 해였지요.
그래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성과를 분석해 봤더니,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를 해서 한 종목이 조금 이익이 나면 팔고, 다른 종목이 조금 이익이 나면 팔고 했던 것 같더군요.
사실 비용 측면이나 큰 대세 종목을 놓칠 수 있는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이런 투자방법은 아마추어들의 투자기법이었습니다. 기존의 전통 주식투자 강자들에게는 매우 천시 받는 투자 패턴이었지요.
그러나 환경을 잘 만났을 때 적절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보잘 것 없는 초보 투자자를 최고의 부자로 만들어 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보유종목보다 매매패턴이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일 겁니다.
불타기와 물타기, 손절과 익절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 거예요. 이 4가지 기본 자세만 잘 구사할 수 있어도 중수 이상의 투자자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어렵다면 변화를 구사하는 것보다 변하지 않는 자신만의 자세를 갖추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공격만 치중하는 사람이 방어 잘하는 사람을 만나, 헛심만 쓰다 제 풀에 쓰러지는 것.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는 게 바로 군형에 달려 있습니다.
최근 투자하는 것마다 뜻하지 않게 손실이 반복된다면 지금은 공격할 때가 아닌 겁니다. 아예 싸우지 않고 현금을 들고 기다릴 수 있었다면 참 좋았겠지요.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 이럴 때는 손절, 또 손절, 또 손절을 하면서 뒤로 물러나야 합니다.
전지적 도사가 가장 추천하고 싶은 투자전략은 "나에게 유리한 환경이라고 여길 때마다 꾸준하고 차분하게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이익이 나기 시작했을 땐 위험 가능성을 적절히 감수해 확실하게 이익을 실현하라는 것이죠. 다시 말해 적절한 불타기도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계속해서 싸움에서 물러나야 하지 물타기를 해서는 안 됩니다. 이건 지지 않는 싸움의 방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요약하면, 손절과 불타기의 자세가 손자병법의 군형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적에게 유리한 곳으로 들어가지 않아서 지지 않는 것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지만, 내가 잘 싸우는 곳으로 적이 들어오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투자전략을 적절하게 쓸 수 있도록 투자환경을 끌어올 수 있다면?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겠죠. 반면 나름의 투자전략 없이 번번히 투자환경에 맞출 수밖에 없다면? 지지 않을 순 있어도 이기기 쉽지 않을 겁니다. 어려운 내용이지만 이해하셨다면 여러분도 투자병법의 중수 이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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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 투자전략 세우기
1편 - 나 자신을 아는 것
전지적 도사시점 / 펀드매니저
고대 이집트의 명칭이 “검은 땅”이라는 의미를 가졌다고 하던데,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해 홍해를 건넜던 이야기, “출애굽기”는 검은 땅으로부터의 탈출인 거군요. 사람들이 스스로 현명하다고 생각하더라도 모세와 같은 인연을 만나지 못하였다면 무지와 잘못 된 믿음으로부터의 탈출은 아마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필자가 생각을 했어요.
‘지금 전투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는 동서학 전투 개미들과 세상 모르고 아직도 해맑고 있는 주린이들과 마치 신이라도 된 양 기세 등등한 코인갑부님들과 이들을 보며 또 해맑게 좇아가는 코린이들에게 난무하는 온갖 방송, 책, 유명인들의 혹세무민으로부터 이들을 탈출시켜야 하겠다!’
“브이 포 벤데타”처럼 가면을 썼어요. 저의 필명은 <전지적 도사시점>입니다. 저의 익명성과 금융관련 지식들을 무기로, 경제/금융에 통달한 도인의 관점(“전지적 도사시점”)에서 광범한 시사문제를 정직하게 풀어드리기로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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