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집에 있는 TV는 장식용이다.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 했으면 하는 내무부장관의 바람으로 케이블 선을 뽑아버린지도 몇년이 지났다. 매일 저녁 뉴스를 보지 않으니 핫이슈나 트렌드에도 늦은 편이다. 이런 필자에게 부족한 최신 정보를 채워주는 사람이 있었으니 수십 명의 동네특파원(?)이 바로 그들이다. 필자도 개업하기 전에는 몰랐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중개업소를 방문하고, 또 그렇게 많은 얘기들을 하고 가는지.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것도 나름의 전통이 있다고나 할까. 현직 공인중개사들이 대부분 싫어하는 중개업소의 옛 명칭인 '복덕방'은 주역의 '생기복덕'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집이나 토지를 풍수지리에 따라 구해야 '복'과 '덕'이 있다는 의미기도 하고, 옛날 옛적 마을에서 평안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고 남은 '복덕'을 마을 주민에게 나누어주는 것에서 시작되었다고도 한다. 한마디로 부동산 중개업소는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었다는 얘기다. 이 수십 명의 동네특파원 덕분에 뉴스를 보지 않아도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민심을 가장 가까이서 알게 되니 그건 그것대로 좋다.
그런데 최근 이 특파원들로부터 점점 많은 보도가 이뤄지는 부문이 있었으니 바로 청약이다. 청약은 서울, 경기 등 핫한 지역이라면 어디서나 관심이 높지만, 최근 과천에서 더 많이 회자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사전 청약이다.
현 정부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수도권의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3기 신도시 지정을 발표했다.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앞당기고 수도권 청약 대기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3기 신도시 내 공공분양 주택의 공급시기를 당기겠다는 것이 현 정부가 야심차게 도입한 '사전 청약' 제도이다. 3기 신도시에서 정확히 몇 세대를 지을 건지도 확정할 수 없는 불확실한 단계지만, 확실한 것은 무주택자가 사전청약에 당첨이 된다면 내 집 마련에 대해선 한시름 놓게 될테니 정책효과는 분명하다.
물론 당첨이 되어도 아파트가 언제 완공될지 확신할 수 없으므로 그에 대한 불확실성은 안고 가야 할 것이다. 여튼 사전청약 1차 물량으로 인천 계양, 남양주진접, 성남 복정 등의 청약 일정이 7월 16일에 발표되었고, 특별공급은 7월 28일부터, 일반공급은 8월 4일부터 접수가 진행된다.
과천만 보면 올해 11월 3차 물량으로 과천주암지구에 1500세대의 사전청약이 진행되는데, 대부분 신혼희망타운 분양 물량이고 과천 지역에 주소를 둔 신혼부부 또는 예비부부에게 100% 공급된다. 과천지역의 높은 전세값과 신혼희망타운의 까다로운 순자산 요건을 고려하면 당해 물량은 미달이 예상된다. 요건이 충족되는, 혹은 요건을 맞출 수 있는 신혼부부에겐 아주 좋은 기회가 되겠다.
두 번째는 부적격 물량이다.
2018년~2019년에 일반분양을 진행했던 2단지 위버필드, 6단지 과천 자이 등 재건축 아파트의 청약 부적격 물량이 과천지역 무주택자에게 추첨 방식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공급가격은 최초 분양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분양 시점부터 지금까지 아파트 값은 부지런히도 오르는 바람에 공급가격은 현 시세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거기다 작년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자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과천지식정보타운의 부적격 물량 또한 150세대가 넘게 나올 예정이라고 하니 무주택 등 요건이 된다면 이것도 제법 기대해볼 만하다.
2019년 과천지식정보타운 단지 건설중 모습 / 사진 : 경제전파사
셋째는 본 청약이다.
올해 8월과 9월 과천에는 2개 단지의 아파트 분양이 예정되어 있다. 8월에는 과천지식정보타운의 마지막 공공분양 물량인 S8블럭 린 파밀리에 545세대 청약이 예정되어 있고, 9월에는 장기방치건축물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수십 년간 흉물로 남아있던 우정병원이 아파트로 재탄생하여 174세대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위의 청약 중 하나라도 잡을 수 있다면, 최소한 과천 주민에게 내 집 마련을 위한 사다리는 여전히 존재하는 셈이다.
청약이 좋은 기회인 것은 알겠는데, 그럼 청약은 어디서부터 준비해야 할까?
대부분 사람들은 살면서 청약을 할 기회가 평생 1번, 많아야 2~3번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통장만 해도 청약예금, 청약저축, 청약부금, 종합저축이 있다는데 통장별로 무슨 차이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어떤 아파트는 점수를 계산하여 청약을 한다고 하고, 다른 아파트는 통장 잔액으로 당첨자를 뽑는다고 하고, 추첨으로 당첨되었다는 지인은 또 뭔지. 청약은 공급주체별, 공급방식별 당첨자 선정방법이 각기 다른데 이건 다음에 자세히 얘기하기로 하자.
청약을 준비한다면, 뭐니 뭐니 해도 그 1단계는 바로 내 통장 확인이다.
청약통장은 청약예금, 청약부금, 청약저축, 종합저축, 청년우대형 종합저축 등 총 5가지가 있다. 종전에 청약예금, 청약부금, 청약저축 3종류로 나누어서 청약하던 것을 사람들이 너무 복잡하다고 하여 2009년 5월 속칭 '만능통장'이라는 별명으로 야심차게 런칭한 것이 종합저축이다. 2009년 이후 청약통장을 가입했다고 하면 대부분 이 종합저축을 가지고 있다. 이 종합저축 통장에 만 34세 이하 청년에게 비과세 및 금리 혜택을 추가로 부여한 것이 청년우대형 종합저축인데, 청약에 있어서는 종합저축 통장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나의 통장 종류에 따라 내가 청약할 수 있는 아파트도 달라지므로 반드시 통장부터 확인해보자. 청약예금, 청약부금은 민간분양 아파트만 청약할 수 있고, 청약저축은 공공분양 아파트만 청약할 수 있다. 종합저축은 민간분양, 공공분양 모두 청약할 수 있다. 가령 내가 청약예금을 가지고 있다면, 공공분양이나 공공분양의 일종인 신혼희망타운은 청약 자체가 불가능하다. 사전 청약 또한 공공분양 물량에 한해서 진행이 되므로 사전청약도 불가능하다. 이럴 땐 빨리 청약예금을 해지하고 종합저축을 다시 만들거나, 배우자 명의 통장을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아야 한다.
민간분양만 청약이 가능한 청약예금과 청약부금도 조금 차이가 있는데, 청약예금은 면적제한이 없지만 청약부금은 국민주택규모인 전용면적 85제곱미터 이하만 청약할 수 있다. 참고로 전용면적 85제곱미터는 우리가 통상 33평이라고 부르는 아파트인데(전용면적 외 공용면적의 합에 따라 아파트별로 31평이라고 부르기도, 35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33평 이하를 분양받고자 하면 청약부금으로도 가능하지만 그 이상 면적에 대해선 청약할 수 없다. 그래도 실망하지 말자. 청약부금 통장으로 국민주택 규모 이상의 대형 평수를 분양받고 싶다면 모집공고일 이전에 해당 은행에 방문하여 '청약예금'으로 통장 '전환'을 하면 된다.
반면 청약저축은 공공분양 아파트만 청약이 가능하다. 공공분양은 공공택지 등에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또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건설하거나, LH 주도로 분양이 진행되는 아파트를 말한다. 공공분양 아파트는 민간분양보다 분양가가 대개 저렴하게 나온다. 앞선 예와 반대로 내 통장이 청약저축이라면 민간택지인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는 청약이 불가능하다. 다만 이때도 방법은 있으니 청약부금과 마찬가지로 모집공고일 이전에 해당 은행에 방문하여 '청약예금'으로 통장'전환'을 하면 된다.
단, 주의하자. 일단 청약예금으로 바꾸면 다시는 청약저축으로 돌릴 순 없다. 간혹 2000년 초반부터 꾸준히 불입한 청약저축을 무턱대고 청약예금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는데, 납입인정금액이 2000만원 이상이라면 공공분양 당첨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으니 통장 전환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은행 담당자가 이런 부분까지 알아서 챙겨줄 수 없으므로 본인이 잘 판단해야 한다. 특히나 20년 이상 매월 10만원씩 꾸준히 불입하여 납입인정금액이 2500만원이 넘는다면 공공분양 아파트 당첨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가급적 통장전환은 하지 않는게 좋다. 간혹 청약저축이 아닌 종합저축을 가지고 있으면서 본인의 통장잔액이 2000만원 넘는다며 당첨을 확신하는 분도 있는데, 착각은 금물. 통장잔액은 그저 예치금일 뿐이다. 납입인정금액이라 함은 매월 1회, 최대 10만원까지만 인정된다. 이 납입인정금액은 은행에 방문해서 물어보거나 스마트 폰의 해당 은행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확인 가능하니 미리 알아놓도록 하자.
청약통장과 관련한 마지막 꿀팁이 있다.
신혼부부나 30~40대는 대부분 가입기간이 길지 않은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어서 청약 당첨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 땐 본인 말고 부모님 혹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청약 통장을 확인해보자. 원칙적으로 청약통장은 가입자가 사망한 경우에만 상속을 통하여 명의변경이 가능하지만, 예외적으로 청약저축 또는 2000년 3월 26일 이전에 가입한 청약예금이나 청약부금이라면 생전에도 청약 통장 명의 변경이 가능하다. 같은 주민등록표상에 주소를 두고서 세대주를 본인으로 변경하면서 부모님 혹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청약통장을 명의변경할 수 있다. 명의 변경 후 세법상 증여신고도 잊지 말자.
지청지기면 백전불태. 청약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청약해도 위태로움이 없다.
청약으로 내집 마련을 하고 싶다면 청약제도를 잘 알아야 하는 건 필수다. 그 첫걸음으로 당장 내 통장부터 확인해보자. 그리고 소득 등 현재 나의 조건, 앞으로 나의 조건을 염두에 두고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당첨확률을 높일 수 있는지 고민해보자. 고민 끝에 낙이 있기를. 나날이 치솟는 집값에 밤잠을 설칠 그대에게 청약 당첨의 행운이 함께하길, 내 집 마련의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생활밀착 실용서! 집 사주는 회계사의 다른 글도 추천드려요. ⭐️
너무 복잡한 부동산 세금, 어디서 어떻게 알아봐야 할까
부동산 중개수수료 호구 잡히지 않으려면?
부동산 전월세 구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2가지
집 사주는 회계사 / 현직 공인회계사(KICPA) 겸 공인중개사
국내 빅펌 회계법인과 NPL(부실채권) 전문자산운용사를 거쳐 현재 경기도 과천에서 부동산중개 + 세무회계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제증시와 금리에 주목하는 광의의 전문가보다 매일 접하는 우리네 전월세, 우리 집 세금, 아파트 청약 등 리얼 부동산을 다루는 협의의 전문가를 표방합니다. 가깝고도 먼 부동산과 세금을 주제로, 국내 유일 부동산 중개가 주업인 회계사의 얘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집 사주는 회계사 🏠
카카오톡으로 받아보세요.
필자의 집에 있는 TV는 장식용이다.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 했으면 하는 내무부장관의 바람으로 케이블 선을 뽑아버린지도 몇년이 지났다. 매일 저녁 뉴스를 보지 않으니 핫이슈나 트렌드에도 늦은 편이다. 이런 필자에게 부족한 최신 정보를 채워주는 사람이 있었으니 수십 명의 동네특파원(?)이 바로 그들이다. 필자도 개업하기 전에는 몰랐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중개업소를 방문하고, 또 그렇게 많은 얘기들을 하고 가는지.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것도 나름의 전통이 있다고나 할까. 현직 공인중개사들이 대부분 싫어하는 중개업소의 옛 명칭인 '복덕방'은 주역의 '생기복덕'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집이나 토지를 풍수지리에 따라 구해야 '복'과 '덕'이 있다는 의미기도 하고, 옛날 옛적 마을에서 평안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고 남은 '복덕'을 마을 주민에게 나누어주는 것에서 시작되었다고도 한다. 한마디로 부동산 중개업소는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었다는 얘기다. 이 수십 명의 동네특파원 덕분에 뉴스를 보지 않아도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민심을 가장 가까이서 알게 되니 그건 그것대로 좋다.
그런데 최근 이 특파원들로부터 점점 많은 보도가 이뤄지는 부문이 있었으니 바로 청약이다. 청약은 서울, 경기 등 핫한 지역이라면 어디서나 관심이 높지만, 최근 과천에서 더 많이 회자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사전 청약이다.
현 정부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수도권의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3기 신도시 지정을 발표했다.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앞당기고 수도권 청약 대기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3기 신도시 내 공공분양 주택의 공급시기를 당기겠다는 것이 현 정부가 야심차게 도입한 '사전 청약' 제도이다. 3기 신도시에서 정확히 몇 세대를 지을 건지도 확정할 수 없는 불확실한 단계지만, 확실한 것은 무주택자가 사전청약에 당첨이 된다면 내 집 마련에 대해선 한시름 놓게 될테니 정책효과는 분명하다.
물론 당첨이 되어도 아파트가 언제 완공될지 확신할 수 없으므로 그에 대한 불확실성은 안고 가야 할 것이다. 여튼 사전청약 1차 물량으로 인천 계양, 남양주진접, 성남 복정 등의 청약 일정이 7월 16일에 발표되었고, 특별공급은 7월 28일부터, 일반공급은 8월 4일부터 접수가 진행된다.
과천만 보면 올해 11월 3차 물량으로 과천주암지구에 1500세대의 사전청약이 진행되는데, 대부분 신혼희망타운 분양 물량이고 과천 지역에 주소를 둔 신혼부부 또는 예비부부에게 100% 공급된다. 과천지역의 높은 전세값과 신혼희망타운의 까다로운 순자산 요건을 고려하면 당해 물량은 미달이 예상된다. 요건이 충족되는, 혹은 요건을 맞출 수 있는 신혼부부에겐 아주 좋은 기회가 되겠다.
두 번째는 부적격 물량이다.
2018년~2019년에 일반분양을 진행했던 2단지 위버필드, 6단지 과천 자이 등 재건축 아파트의 청약 부적격 물량이 과천지역 무주택자에게 추첨 방식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공급가격은 최초 분양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분양 시점부터 지금까지 아파트 값은 부지런히도 오르는 바람에 공급가격은 현 시세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거기다 작년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자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과천지식정보타운의 부적격 물량 또한 150세대가 넘게 나올 예정이라고 하니 무주택 등 요건이 된다면 이것도 제법 기대해볼 만하다.
2019년 과천지식정보타운 단지 건설중 모습 / 사진 : 경제전파사
셋째는 본 청약이다.
올해 8월과 9월 과천에는 2개 단지의 아파트 분양이 예정되어 있다. 8월에는 과천지식정보타운의 마지막 공공분양 물량인 S8블럭 린 파밀리에 545세대 청약이 예정되어 있고, 9월에는 장기방치건축물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수십 년간 흉물로 남아있던 우정병원이 아파트로 재탄생하여 174세대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위의 청약 중 하나라도 잡을 수 있다면, 최소한 과천 주민에게 내 집 마련을 위한 사다리는 여전히 존재하는 셈이다.
청약이 좋은 기회인 것은 알겠는데, 그럼 청약은 어디서부터 준비해야 할까?
대부분 사람들은 살면서 청약을 할 기회가 평생 1번, 많아야 2~3번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통장만 해도 청약예금, 청약저축, 청약부금, 종합저축이 있다는데 통장별로 무슨 차이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어떤 아파트는 점수를 계산하여 청약을 한다고 하고, 다른 아파트는 통장 잔액으로 당첨자를 뽑는다고 하고, 추첨으로 당첨되었다는 지인은 또 뭔지. 청약은 공급주체별, 공급방식별 당첨자 선정방법이 각기 다른데 이건 다음에 자세히 얘기하기로 하자.
청약을 준비한다면, 뭐니 뭐니 해도 그 1단계는 바로 내 통장 확인이다.
청약통장은 청약예금, 청약부금, 청약저축, 종합저축, 청년우대형 종합저축 등 총 5가지가 있다. 종전에 청약예금, 청약부금, 청약저축 3종류로 나누어서 청약하던 것을 사람들이 너무 복잡하다고 하여 2009년 5월 속칭 '만능통장'이라는 별명으로 야심차게 런칭한 것이 종합저축이다. 2009년 이후 청약통장을 가입했다고 하면 대부분 이 종합저축을 가지고 있다. 이 종합저축 통장에 만 34세 이하 청년에게 비과세 및 금리 혜택을 추가로 부여한 것이 청년우대형 종합저축인데, 청약에 있어서는 종합저축 통장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나의 통장 종류에 따라 내가 청약할 수 있는 아파트도 달라지므로 반드시 통장부터 확인해보자. 청약예금, 청약부금은 민간분양 아파트만 청약할 수 있고, 청약저축은 공공분양 아파트만 청약할 수 있다. 종합저축은 민간분양, 공공분양 모두 청약할 수 있다. 가령 내가 청약예금을 가지고 있다면, 공공분양이나 공공분양의 일종인 신혼희망타운은 청약 자체가 불가능하다. 사전 청약 또한 공공분양 물량에 한해서 진행이 되므로 사전청약도 불가능하다. 이럴 땐 빨리 청약예금을 해지하고 종합저축을 다시 만들거나, 배우자 명의 통장을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아야 한다.
민간분양만 청약이 가능한 청약예금과 청약부금도 조금 차이가 있는데, 청약예금은 면적제한이 없지만 청약부금은 국민주택규모인 전용면적 85제곱미터 이하만 청약할 수 있다. 참고로 전용면적 85제곱미터는 우리가 통상 33평이라고 부르는 아파트인데(전용면적 외 공용면적의 합에 따라 아파트별로 31평이라고 부르기도, 35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33평 이하를 분양받고자 하면 청약부금으로도 가능하지만 그 이상 면적에 대해선 청약할 수 없다. 그래도 실망하지 말자. 청약부금 통장으로 국민주택 규모 이상의 대형 평수를 분양받고 싶다면 모집공고일 이전에 해당 은행에 방문하여 '청약예금'으로 통장 '전환'을 하면 된다.
반면 청약저축은 공공분양 아파트만 청약이 가능하다. 공공분양은 공공택지 등에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또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건설하거나, LH 주도로 분양이 진행되는 아파트를 말한다. 공공분양 아파트는 민간분양보다 분양가가 대개 저렴하게 나온다. 앞선 예와 반대로 내 통장이 청약저축이라면 민간택지인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는 청약이 불가능하다. 다만 이때도 방법은 있으니 청약부금과 마찬가지로 모집공고일 이전에 해당 은행에 방문하여 '청약예금'으로 통장'전환'을 하면 된다.
단, 주의하자. 일단 청약예금으로 바꾸면 다시는 청약저축으로 돌릴 순 없다. 간혹 2000년 초반부터 꾸준히 불입한 청약저축을 무턱대고 청약예금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는데, 납입인정금액이 2000만원 이상이라면 공공분양 당첨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으니 통장 전환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은행 담당자가 이런 부분까지 알아서 챙겨줄 수 없으므로 본인이 잘 판단해야 한다. 특히나 20년 이상 매월 10만원씩 꾸준히 불입하여 납입인정금액이 2500만원이 넘는다면 공공분양 아파트 당첨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가급적 통장전환은 하지 않는게 좋다. 간혹 청약저축이 아닌 종합저축을 가지고 있으면서 본인의 통장잔액이 2000만원 넘는다며 당첨을 확신하는 분도 있는데, 착각은 금물. 통장잔액은 그저 예치금일 뿐이다. 납입인정금액이라 함은 매월 1회, 최대 10만원까지만 인정된다. 이 납입인정금액은 은행에 방문해서 물어보거나 스마트 폰의 해당 은행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확인 가능하니 미리 알아놓도록 하자.
청약통장과 관련한 마지막 꿀팁이 있다.
신혼부부나 30~40대는 대부분 가입기간이 길지 않은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어서 청약 당첨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 땐 본인 말고 부모님 혹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청약 통장을 확인해보자. 원칙적으로 청약통장은 가입자가 사망한 경우에만 상속을 통하여 명의변경이 가능하지만, 예외적으로 청약저축 또는 2000년 3월 26일 이전에 가입한 청약예금이나 청약부금이라면 생전에도 청약 통장 명의 변경이 가능하다. 같은 주민등록표상에 주소를 두고서 세대주를 본인으로 변경하면서 부모님 혹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청약통장을 명의변경할 수 있다. 명의 변경 후 세법상 증여신고도 잊지 말자.
지청지기면 백전불태. 청약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청약해도 위태로움이 없다.
청약으로 내집 마련을 하고 싶다면 청약제도를 잘 알아야 하는 건 필수다. 그 첫걸음으로 당장 내 통장부터 확인해보자. 그리고 소득 등 현재 나의 조건, 앞으로 나의 조건을 염두에 두고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당첨확률을 높일 수 있는지 고민해보자. 고민 끝에 낙이 있기를. 나날이 치솟는 집값에 밤잠을 설칠 그대에게 청약 당첨의 행운이 함께하길, 내 집 마련의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생활밀착 실용서! 집 사주는 회계사의 다른 글도 추천드려요. ⭐️
너무 복잡한 부동산 세금, 어디서 어떻게 알아봐야 할까
부동산 중개수수료 호구 잡히지 않으려면?
부동산 전월세 구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2가지
집 사주는 회계사 / 현직 공인회계사(KICPA) 겸 공인중개사
국내 빅펌 회계법인과 NPL(부실채권) 전문자산운용사를 거쳐 현재 경기도 과천에서 부동산중개 + 세무회계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제증시와 금리에 주목하는 광의의 전문가보다 매일 접하는 우리네 전월세, 우리 집 세금, 아파트 청약 등 리얼 부동산을 다루는 협의의 전문가를 표방합니다. 가깝고도 먼 부동산과 세금을 주제로, 국내 유일 부동산 중개가 주업인 회계사의 얘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집 사주는 회계사 🏠
카카오톡으로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