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이미 서울 집값은 너무 비싸죠. 서울 중위 소득 가구가 지금 서울에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7.8년을 모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전문가들 상당수는 여전히 집값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반대로 집값을 잡아야 하는 정부는 이제 집값이 고점에 근접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죠. 집값은 더 오를 수 있을까요. 오른다면 언제까지 오를 수 있을까요.
집값 추이를 예측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결과가 이토록 처참할 것이라 예상했던 사람은 있었을까요. 지금도 다양한 전망이 나오지만 시간이 지나기 전에 누구의 예측이 맞다고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부동산은 심리라고들 합니다. 객관적인 시장 여건보다 시장 참여자의 인식과 판단이 시장을 좌우한다는 의미겠죠. 치솟는 집값에 놀라 너도나도 주택 구입에 나선 패닉바잉으로 집값이 오히려 더 뛰었던 작년 상황이 대표적일 겁니다.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에는 부동산 시장 참여자의 심리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있습니다. 부동산시장 종합지수(K-REMAP)라는 겁니다. 국토연구원 홈페이지에 가면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부동산시장의 현재와 미래 방향에 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지수인데 연구원 내부적으로 상당한 정확도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보면 전국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상승 국면입니다. 세종과 제주만 보합으로 나타납니다. 수도권도 전체적으로 상승 국면인데, 서울 종로구는 보합으로 분석돼 있습니다. 세종과 제주, 서울에서는 종로구의 집값이 더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럴지 두고 볼 일입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가격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봐야 할 듯합니다.
자료: 국토연구원 K-REMAP 지수 / 지수기준일 : 2021년 3월
그렇다면 객관적인 시장 여건은 어떨까요.
주택도 상품의 하나로 본다면 주택 가격 역시 기본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정해진다고 봐야 합니다. 집을 사려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가격은 오르고 반대면 내리겠죠.
공급부터 살펴본다면, 내년까지 단기적으로는 주택공급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부가 2ㆍ4대책 등을 통해 막대한 양의 주택 공급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중장기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주택공급이 늘어나는 시기는 2023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올해와 내년은 일종의 공백기인 셈이죠. 실제 서울 아파트 공급량은 작년 5만 3000가구에서 올해 4만 1000가구, 내년엔 3만 7000가구로 떨어질 전망입니다.
이번엔 주택 수요를 볼까요. 정부가 공식적으로 내놓은 주택수요 추정치는 지난 2018년 발표된 ‘제2차 장기주거종합 계획(2013∼2022) 수정계획’이 마지막입니다. 여기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에 수도권 신규주택 수요는 22만 4000가구와 21만 8000가구입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급속한 가구 분화 등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실패한 예측으로 어느 정도 결론 내도 될 듯 합니다. 최근에는 수도권 주택 수요를 연간 최대 30만 가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당초 예상보다 수요는 더 늘었는데, 공급은 감소하는 상황. 역시 상승에 무게가 실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적어도 집값은 당분간은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판단이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상품 가격이 꼭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가격에 대표적으로 영향을 주는 외부 요인으로 세금이 있습니다. 지난 6월 1일을 기점으로 양도소득세가 대폭 강화됐습니다. 보유 기간이 1년 미만인 주택은 양도세가 기존 40%에서 70%로, 1년 이상 2년 미만 보유 주택의 양도세는 기본세율(6∼45%)에서 60%로 높아졌습니다. 2년이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 집을 사고 팔아서는 예전에 비해 큰 재미를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주택 공급이 크게 늘어나는 시기와 맞닥뜨리게 될 공산이 큽니다. 2ㆍ4대책의 결과로 서울 주택공급은 2028년이 되면 15만 8000가구까지 증가합니다. 2ㆍ4대책에 따른 공급효과로 서울 주택 가격은 올해부터 10년간 연간 평균 1.03%포인트씩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투자 기간이 길면 길수록 불리할 수 있다는 의미죠.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는 점도 문제입니다.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수도권 주택가격은 연간 0.7%포인트 떨어뜨리는 효과를 낸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종합하자면 집값은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거의 꼭지 근처까지 왔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당장 적지 않은 수준의 대출을 활용해 부동산 매입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손익계산을 철저하게 따져봐야 하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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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이미 서울 집값은 너무 비싸죠. 서울 중위 소득 가구가 지금 서울에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7.8년을 모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전문가들 상당수는 여전히 집값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반대로 집값을 잡아야 하는 정부는 이제 집값이 고점에 근접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죠. 집값은 더 오를 수 있을까요. 오른다면 언제까지 오를 수 있을까요.
집값 추이를 예측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결과가 이토록 처참할 것이라 예상했던 사람은 있었을까요. 지금도 다양한 전망이 나오지만 시간이 지나기 전에 누구의 예측이 맞다고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부동산은 심리라고들 합니다. 객관적인 시장 여건보다 시장 참여자의 인식과 판단이 시장을 좌우한다는 의미겠죠. 치솟는 집값에 놀라 너도나도 주택 구입에 나선 패닉바잉으로 집값이 오히려 더 뛰었던 작년 상황이 대표적일 겁니다.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에는 부동산 시장 참여자의 심리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있습니다. 부동산시장 종합지수(K-REMAP)라는 겁니다. 국토연구원 홈페이지에 가면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부동산시장의 현재와 미래 방향에 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지수인데 연구원 내부적으로 상당한 정확도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보면 전국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상승 국면입니다. 세종과 제주만 보합으로 나타납니다. 수도권도 전체적으로 상승 국면인데, 서울 종로구는 보합으로 분석돼 있습니다. 세종과 제주, 서울에서는 종로구의 집값이 더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럴지 두고 볼 일입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가격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봐야 할 듯합니다.
자료: 국토연구원 K-REMAP 지수 / 지수기준일 : 2021년 3월
그렇다면 객관적인 시장 여건은 어떨까요.
주택도 상품의 하나로 본다면 주택 가격 역시 기본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정해진다고 봐야 합니다. 집을 사려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가격은 오르고 반대면 내리겠죠.
공급부터 살펴본다면, 내년까지 단기적으로는 주택공급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부가 2ㆍ4대책 등을 통해 막대한 양의 주택 공급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중장기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주택공급이 늘어나는 시기는 2023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올해와 내년은 일종의 공백기인 셈이죠. 실제 서울 아파트 공급량은 작년 5만 3000가구에서 올해 4만 1000가구, 내년엔 3만 7000가구로 떨어질 전망입니다.
이번엔 주택 수요를 볼까요. 정부가 공식적으로 내놓은 주택수요 추정치는 지난 2018년 발표된 ‘제2차 장기주거종합 계획(2013∼2022) 수정계획’이 마지막입니다. 여기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에 수도권 신규주택 수요는 22만 4000가구와 21만 8000가구입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급속한 가구 분화 등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실패한 예측으로 어느 정도 결론 내도 될 듯 합니다. 최근에는 수도권 주택 수요를 연간 최대 30만 가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당초 예상보다 수요는 더 늘었는데, 공급은 감소하는 상황. 역시 상승에 무게가 실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적어도 집값은 당분간은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판단이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상품 가격이 꼭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가격에 대표적으로 영향을 주는 외부 요인으로 세금이 있습니다. 지난 6월 1일을 기점으로 양도소득세가 대폭 강화됐습니다. 보유 기간이 1년 미만인 주택은 양도세가 기존 40%에서 70%로, 1년 이상 2년 미만 보유 주택의 양도세는 기본세율(6∼45%)에서 60%로 높아졌습니다. 2년이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 집을 사고 팔아서는 예전에 비해 큰 재미를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주택 공급이 크게 늘어나는 시기와 맞닥뜨리게 될 공산이 큽니다. 2ㆍ4대책의 결과로 서울 주택공급은 2028년이 되면 15만 8000가구까지 증가합니다. 2ㆍ4대책에 따른 공급효과로 서울 주택 가격은 올해부터 10년간 연간 평균 1.03%포인트씩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투자 기간이 길면 길수록 불리할 수 있다는 의미죠.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는 점도 문제입니다.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수도권 주택가격은 연간 0.7%포인트 떨어뜨리는 효과를 낸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종합하자면 집값은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거의 꼭지 근처까지 왔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당장 적지 않은 수준의 대출을 활용해 부동산 매입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손익계산을 철저하게 따져봐야 하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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