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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성 평가, 바이오테크 상장에 꼭 필요할까요

바이오GURU
2021-10-20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기술 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하려면 기술성 평가를 거쳐야 합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는 없는 기업공개(IPO) 허들이지요. 하지만 기술성 평가가 바이오테크의 기업 가치를 온전히 담아내진 못하고 있습니다. 평가기관 두 곳서 모두 A를 받은 업체들이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리는 경우도 흔하지요. 1500만 원의 수수료를 내고 있지만 그 값을 제대로 하는지 의문입니다.

무엇보다 누가, 어떤 항목을 평가하느냐에 따라 편차가 큽니다. 평가기관과 위원을 선정하는 과정이 불투명한데다 이들이 '신기술'을 제대로 이해했는지가 의문이지요. 특히 평가위원 한 명이 적극적으로 반대할 경우 해당 업체는 통과하기 쉽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특정 기관에 대한 쏠림현상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올해는 유독 기업 신용 및 기술 평가회사인 '이크레더블'의 평정 사례가 많았지요.

깜깜이 평가도 문제입니다. 최근 증권신고서에 평가기관과 등급 결과가 공개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통과업체' 기준입니다. 고배를 마신 업체들에 대해선 시장에선 전혀 그 배경을 알 수가 없지요. 100%는 공개하진 못하더라도 각 평가기관별로 고유의 평가툴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탈락 이후 미비점을 보완해 재도전해야 하는 업체 입장에선 원점에서 다시 준비해야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술성 평가기관은 평정 이후 '나 몰라라' 하기 마련입니다.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구조이다 보니 굳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이유도 없습니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이 회사채 신용평가 과정에서 평가방법론 등을 세부적으로 명기하는 것과 대조적이지요. 기술성 평가기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들의 평가등급과 상장 이후 주가와의 상관관계도 중요한 지표가 될 듯합니다.

거래소가 평가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평가인력 확충, 평가단에 유관 분야 전문가 포함 의무화, 기술 평가기간 확대 등을 도모해 왔지만 한계는 여전합니다. 근본적으론 상장을 주관하는 IB(투자은행) 업계가 최종 책임을 지도록 해 시장을 정화하고 기술성 평가 제도를 보완하는 것도 필요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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